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보완 규제 시행 이후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쏠림 장세'가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던 상승세가 건설·철강·기계·헬스케어 등으로 확산되면서 업종 간 순환매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보완 규제가 시행된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KRX 지수 등락률 상위 5개는 KRX 건설(29.71%), KRX 기계장비(26.06%), KRX 300 정보기술(24.84%), KRX 철강(24.74%), KRX300 헬스케어(24.51%)였다. 연초부터 지난달 30일까지 KRX SK하이닉스지수(103.07%), KRX 삼성전자지수(72.64%), KRX 정보기술(63.54%), KRX300 정보기술(58.32%), 코리아 밸류업지수(53.30%) 등 반도체·정보기술(IT) 관련 지수가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했던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반도체 대형주 거래도 줄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인 5월 27일부터 규제 시행 직전인 지난달 30일까지 삼성전자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9조7263억원이었지만 규제 시행 이후에는 6조9800억원으로 28.2% 감소했다. SK하이닉스 역시 같은 기간 13조5788억원에서 8조7841억원으로 35.3% 줄었다. 거래량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10.9%, 10.3% 감소하며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과열 양상이 다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전반의 수급 변화도 감지된다. 코스닥지수는 지난달 31일부터 전날까지 7일 하루를 제외하고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도체로 집중됐던 투자심리가 바이오와 소재, 중소형주 등으로 확산되면서 순환매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대형주의 가격 조정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보완 규제가 맞물리면서 특정 종목에 집중됐던 투자자금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업종으로 분산되는 순환매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조중기 SK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대장주들과 지분 관련 종목들의 약세는 이어지나 이외 종목들은 대부분 상승세를 기록해 쏠림 해소 국면에서 지수 약세와 별개로 개별 종목들의 추세는 이전 대비 크게 개선됐으며 순환매가 꽤나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순환매가 이어지며 코스피 지수 내 반도체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이 자연스럽게 줄어들면 최근 극심한 지수 변동성 자체도 구조적으로 낮아지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는 반도체 강세의 종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오히려 과도했던 쏠림이 완화되면서 업종 간 균형을 찾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급 쏠림과 변동성 진정 이후 반도체가 다시금 주도주로서 자리매김하는 가운데 실적대비 저평가된 소외주들의 동반 상승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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