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지난달 미국과의 공조 환시 개입에도 불구하고 엔화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은행(BOJ)의 조기 금리 인상에 우호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들을 인용해 1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 정부는 BOJ의 조기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다음 금리 인상 시기는 9월이나 10월이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달 31일 BOJ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앞두고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에게 기자회견에서 매파적인 발언을 해도 좋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실제로 BOJ는 지난달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 정책금리를 기존의 1% 수준으로 동결했지만, 우에다 총재는 이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의 오버슈팅 리스크를 고려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언급하며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후 당일 미국과 일본은 1998년 이후 28년 만에 엔화 매수 공조 개입을 단행했다.
최근 다카이치 정부 관계자들도 BOJ의 독립성을 강조하며 사실상 금리 인상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기우치 미노루 경제재정담당상은 지난 10일 “우리는 일본은행의 독립성을 존중한다”고 밝혔고, 일본 총리실도 이메일을 통해 “금리 인상 등 특정 통화정책 조치는 일본은행이 전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BOJ가 인플레이션 2% 목표를 “안정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일본 정부와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카이치 정부는 그동안 경기 부양을 위해 확장적 재정정책을 추진해 왔으며, 통화정책에서도 지나치게 빠른 금리 인상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반면 BOJ는 엔화 약세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 등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정부와 정책 방향이 엇갈리기도 했다. 그러나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60엔에 육박하며 엔화 약세가 심화하자, 물가 상승에 대한 BOJ의 우려에 일본 정부도 점차 공감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음 금리 인상 시점의 경우, BOJ는 경기와 물가 동향을 추가로 확인한 뒤 결정하기를 원하고 있지만 9월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에 내달 18일 열리는 BOJ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이날 점심시간 기준 7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BOJ는 지난해 10월 다카이치 총리 취임 이후 두 차례 금리를 인상한 가운데, 만약 9월이나 10월에 세 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일본 경제의 버블 시기였던 1989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하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 말 달러당 164엔에 육박했던 엔화 가치는 미·일 공조 개입 이후 155엔대까지 하락했지만 그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엔·달러 환율은 13일 아시아 거래에서 159.4엔 안팎까지 상승하며 다시 160엔선을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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