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고(故)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제기된 'VIP 격노설' 은폐 의혹과 12·3 비상계엄 사전 준비 의혹 등을 수사한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종합특검)이 전·현직 군 핵심 관계자들을 대거 재판에 넘겼다.
종합특검은 21일 언론 공지를 통해 황유성 전 국군방첩사령관, 문연철 전 해병대 사령부 방첩부대장(대령),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2023년 8월 15일경부터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한 사찰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하면서도 VIP 격노는 덮으라고 지시한 사실과 공보 정훈 실장에게 VIP 격노를 발설하지 말라고 단도리(だんどり·일을 진행하기 위한 준비)한 사실이 공소사실의 요지"라고 밝혔다.
또한 특검팀은 불법적인 계엄에 동원할 목적으로 합동수사본부와 수호신 TF를 만든 혐의가 인정된다며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도 직권남용죄로 불구속 기소했다.
특검 수사에 따르면 황 전 사령관과 문 대령은 2023년 7월 말부터 8월경까지 순직 해병 사건 처리 과정에 불법적으로 개입해 'VIP 격노' 관련 정보 수집을 차단하고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방첩사는 박 전 단장에 대한 사찰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지시하는 한편,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회의 직후 주요 관계자들과 연쇄 통화를 주고받으며 사태 수습 및 정보 통제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문 대령은 김계환 전 사령관에게 "박 전 단장이 VIP 격노 사실을 알고 있어 폭로 가능성이 있으니 막아야 한다"는 취지로 보고했으며, 2023년 8월 경기 화성시의 한 음식점에서 이윤세 당시 해병대 공보 정훈 실장을 직접 만나 "쓸데없는 소리를 하고 다니지 말라"고 압박하고 강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 사령관 역시 이러한 은폐 과정에서 면담 강요 혐의 등이 적용되어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특검팀은 12·3 비상계엄 선포 전 방첩사와 수방사가 사전에 계엄을 기획하고 이행 체계를 구축한 정황을 확정 짓고 여인형 전 사령관과 이진우 전 사령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했다.
특검은 방첩사가 2024년 2월 20일 '계엄 합동수사본부(합수부) 운영 계획' 문건을 최종 결재하고, 2024년 3월 한미연합연습(자유의 방패) 과정에서 수방사 병력을 합수부 창설식에 참여시키는 등 계엄 준비를 구체화했다고 판단했다. 6월 국가수사본부와 체결한 안보수사 양해각서(MOU) 역시 계엄 시 수사 인력을 원활히 동원하기 위한 포석이었던 것으로 봤다.
이진우 전 사령관은 합동참모본부의 정상적인 군 통수 및 대테러 지휘 절차를 벗어나 '수호신 TF'라는 별도의 특수 임무 조직을 불법 결성·운용한 혐의를 받는다. 수호신 TF는 제2·35특임대대를 중심으로 군사경찰, 저격반, 장갑차, 드론 등을 결합한 군 내 그림자 조직으로, 비상계엄 당일 밤 이 전 사령관의 직접 지시로 국회에 투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특검팀은 김동혁 전 국방부 검찰단장도 허위공문서 작성, 동행사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특검팀은 김 전 단장이 박 전 수사단장에 대한 구속 영장 청구서에 'VIP 격노는 허위이고 망상'이라는 등의 4가지 허위 사실을 기재한 범죄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군 지휘부의 조직적 수사 방해와 불법 계엄 준비 의혹에 대한 일차적 수사를 마무리한 종합특검은 오는 24일 수사를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공소 유지 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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