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부가 호르무즈 파병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7일 미국의 압박과 이란의 엄포 사이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외교가 시험대에 올랐다. 특히 이 대통령이 최근 공소취소 논란·내각 인선 등의 여파로 지지율이 연일 하락하고 있어 전투 부대를 파병할 경우 지지율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교 당국자는 전날 호르무즈 파병 검토를 두고 이란이 반발하자 "정부는 중동 지역의 평화와 안정의 조속한 회복,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우리 포함 모든 선박의 자유로운 통항을 위해 관련국들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이 제기한 전쟁 참여 프레임과 거리를 두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앞서 이란의 고위 정치·안보 당국자는 지난 4일(현지시간) 레바논 친헤즈볼라 메체 알마야딘과의 인터뷰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에 반대하는 한국의 어떠한 개입도 이란에 대한 침략과 전쟁에 직접 군사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재명 정부 입장에서는 이란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지만, 한미 동맹을 축으로 하는 미국과의 관계도 신경 써야 하는 입장이다. 미국은 한국이 중동산 원유의 주요 수입국 중 하나인 만큼 호르무즈 해협 항행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지원해야 한다고 계속해서 주장하고 있다.
결국 결정은 실용외교라는 큰 틀 안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 정부가 추구하는 실용외교란 가치와 실리의 균형을 맞추는 정교한 외교를 뜻한다. 국익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방침이다. 이로 인해 파병 여부를 두고 실익을 따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 가운데 이 대통령의 떨어지는 지지율도 고려 대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4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25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7.4%에 그쳤다. 지난 주보다 1.5%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해당 조사는 무선 자동 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 응답률은 4.2%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이번 파병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범여권에서 일부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대통령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박상병 시사평론가는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파병 검토설이 너무 성급하게 흘러나온 것 같다"며 "실제로 전투 부대를 파견할 경우 이 대통령이 추구하는 실용외교에 걸맞지 않는 것이다. 자칫하면 레임덕에 빠질 수 있는 사안"이라고 경고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도 "대통령 지지율이 중도층에서 이탈했는데, 중도층은 정치가 불안하거나 경제가 불안할 때 흔들린다. 호르무즈 파병이 호재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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