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중후장대, 美 원전·에너지 '골드러시' 임박...반도체는 불확실성 지속

  • 美 1호 투자 가스복합발전 유력

  • 원전 기자재·전력기기 등 '낙수효과'

  • K-반도체는 관세·보조금 불확실성 커져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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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대미투자 프로젝트가 원전·에너지 분야에 집중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며 국내 산업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가스터빈과 원전 기자재, 변압기 등 중후장대 기업들은 미국발 수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이미 60조원 넘는 대규모 미국 투자를 결정한 반도체 업계는 보조금 축소와 관세 부담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미국과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프로젝트에 대한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이다. 1호 프로젝트로는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에 총 6.3GW 규모 가스복합화력발전소와 대형 원자력발전소 등을 건설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가스터빈과 발전·원전 기자재, 전력기기, 플랜트 EPC 등을 중심으로 국내 기업들의 사업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가장 큰 수혜 기업으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꼽힌다.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과 원전 기자재가 두산에너빌리티의 주력 사업 분야이기 때문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에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을 독자 개발·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다. 최근 미국에서 가스터빈 공급 계약을 잇달아 확보하며 제품 기술력과 품질을 이미 인정받은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스터빈이 총 12~14기 발주되면 잠재 수주 규모가 약 3조6000억~4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후속 프로젝트로 거론되는 원전에서도 수혜가 기대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 핵심 주기기 제작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미국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들과도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등 전력기기 업체들도 신규 일감 확보에 대한 기대가 크다. 발전소를 건설하면 생산된 전력을 AI 데이터센터 등 수요처까지 보내기 위한 송배전망을 함께 구축해야 하고 변압기와 차단기 수요 역시 늘어나기 때문이다. 

LNG 분야에서도 사업 기회가 넓어질 전망이다. 삼성E&A는 액화·가스처리 등 관련 플랜트  설계·조달·시공(EPC) 분야에서, 조선·철강업계는 각각 LNG운반선 건조와 관련 강재 공급에서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반면 반도체 업계는 대미 투자에 따른 불확실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텍사스주와 인디애나주에 현지 팹 건설을 가속화하고 있지만 미 정부의 반도체법 보조금 지급 지연과 향후 관세 부담 등 실질적 지원책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어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보조금보다 관세를 앞세워 현지 생산 확대를 압박하면서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보조금을 주지 않아도 높은 관세를 매기면 알아서 미국에 공장을 지을 것"이라며 기존 보조금 제도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이미 막대한 현지 투자를 결정한 국내 기업들로서는 보조금 혜택이 줄어드는 동시에 국내 생산 제품에는 추가 관세까지 부과될 가능성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반도체 역시 관세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이미 국내 기업들의 대미 투자가 상당 부분 진행되고 있어 향후 사업 기회는 충분하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한·미가 사전에 논의한 투자 계획이 실제 사업으로 얼마나 이어지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미국의 추가 압박으로 기존 투자까지 불확실해지는 등 전체 협상판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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