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성장률 올랐지만 소비는 제자리…3분기 '제로 성장' 전망

  • 2분기 성장률 상향에도 내수 부진…원유 수입 회복에 성장률 둔화 예상

  • 실질임금 7개월째 늘어도 소비 회복 더뎌…가을 가격 인상 부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사진AP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사진=AP·연합뉴스]



일본의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상향 조정됐지만, 3분기에는 성장이 사실상 멈출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분기 성장률을 끌어올린 원유 수입 감소 효과가 사라지는 데다 내수의 중심인 개인소비 회복도 더디기 때문이다. 실질임금은 7개월 연속 늘었으나 가을 들어 식음료 가격과 전기·가스 요금이 오르면 가계 구매력이 다시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내각부가 전날 발표한 국내총생산(GDP) 수정치에서 4~6월 실질 국내총생산은 전 분기 대비 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성장세가 1년간 이어진다고 가정한 연율 환산 성장률은 1.4%로, 지난달 속보치인 1.1%에서 상향 조정됐다. 3개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이다. 그러나 수정치 발표 후 닛케이가 민간 이코노미스트 10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3분기(7~9월)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와 연율 환산 모두 평균 0% 안팎으로 전망됐다.

2분기 성장률 상향 조정이 내수 회복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소비는 전 분기보다 0.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자동차 출하가 예상보다 늘면서 속보치의 0.02% 감소에서 소폭 증가로 바뀌었지만,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 설비투자도 감소폭이 1.2%에서 0.9%로 축소됐을 뿐, 2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자동차와 반도체 제조장비 등에 대한 투자 추정치는 높아졌으나 연구개발 투자가 크게 줄었다.

2분기에는 민간 재고 증가가 성장률을 0.3%포인트 끌어올렸다. 수입이 전 분기보다 1.7% 감소한 것도 성장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GDP를 계산할 때 수입은 차감 항목이므로, 다른 조건이 같다면 수입이 줄수록 GDP는 늘어난다.

3분기에는 이 효과가 반대로 작용할 전망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봉쇄로 줄었던 원유 수입이 대체 조달을 통해 회복되고 있어서다. 7월 원유 수입량은 전년 동월보다 17% 늘었다. 원유 조달 정상화가 GDP 수치상으로는 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이 되는 셈이다.
 

관건은 '소비' 


이런 상황에서 소비가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소비의 바탕이 되는 임금은 오르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7월 실질임금은 전년 동월 대비 2.4% 늘어 7개월 연속 증가했다. 명목임금에 해당하는 1인당 현금 급여 총액은 4.7% 증가했다. 기본급 등에 해당하는 소정내 급여는 4.1% 늘어 약 34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춘투(春鬪)로 불리는 봄철 노사협상에 따른 임금 인상과 여름 상여금 증가가 명목임금을 끌어올렸다. 실질임금 계산에 쓰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2.2%로 명목임금 상승률보다 낮았다.

하지만 소득 증가가 소비 확대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미야지마 다카유키 소니금융그룹 금융시장조사부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닛케이에 "실질 소득 여건이 개선돼도 소비 증가로 이어지기 어려워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가을부터는 물가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데이코쿠데이터뱅크 조사에 따르면 9월 가격이 오르는 식음료는 4923개 품목으로, 지난해 같은 달의 3배가 넘는다. 평균 인상률은 11%에 이른다. 인건비와 물류비가 오른 데다 중동 정세 악화로 원가 부담도 커졌기 때문이다.

전기·가스 요금도 가계 부담을 키울 수 있다. 닛케이에 따르면 원유 가격 상승분은 가을 이후 전기·가스 요금에 반영될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7~9월 사용분에 대해 요금을 보조하고 있다. 이 지원이 종료되면 가계 부담은 한층 커질 수 있다. 신케 요시키 다이이치라이프 자산운용 경제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닛케이에 "명목임금 상승률이 3% 안팎에서 움직이는 반면 가을 이후 물가 상승률은 이를 웃돌 수 있다"며 실질임금이 다시 감소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체감경기는 개선되는 모습을 보인다. 내각부가 경기 현장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8월 조사에서 현재 체감경기지수는 전월보다 0.7포인트 오른 46.4로 4개월 연속 상승했다. 2~3개월 뒤 경기를 내다보는 향후 경기전망지수도 2.5포인트 오른 48.3을 기록했다. 내각부는 경기 판단을 "회복 조짐이 보인다"에서 "회복 움직임이 보인다"로 두 달 만에 상향했다.

다만 물가 상승이 소비 회복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사이토 다로 닛세이기초연구소 경제조사부장은 요미우리에 "물가가 더 빠르게 오르면서 개인소비가 부진해져 회계연도 말로 갈수록 경기 둔화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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