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이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 승기를 잡았다. 핵심 쟁점이었던 독립이사(감사위원) 1명 분리선출에서 고려아연 측이 추천한 백인규 감사위원 후보가 선임되면서 이사회 구도도 최 회장 측 12명, 영풍·MBK 측 7명으로 재편됐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임시주총에서 독립이사 4명과 감사위원 1명이 선임됐다. 주주총회는 제1호 의안(정관 일부 변경), 제2호 의안(집중투표에 의한 독립이사 4명 선임), 제3호 의안(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1명 선임) 순서로 진행됐다.
분리선출 감사위원 수 확대를 위한 정관 변경 내용을 담은 제1호 의안이 가결됐다. 상법 개정안에 따라 10일부터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는 다른 이사와 분리해 선출하는 감사위원을 1명에서 2명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 이에 제1호 의안은 출석 의결권 1864만9708주의 전부 찬성으로 가결됐다. 전체 의결권 있는 주식 기준 찬성률은 91.48%다.
제2호 의안에서는 독립이사 4명으로 고려아연과 MBK·영풍 측이 각각 추천한 후보 2명이 선임됐다. 고려아연 측 후보자 이형규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서은숙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2인이 선임됐으며, MBK·영풍 측 후보자 이준봉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심혜섭 변호사도 선임됐다.
독립이사는 다득표 순으로 선출됐다. 출석 주식 수는 1864만9800주로, 2호 의안에서는 행사 가능 의결권 수는 출석 주식 수의 4배인 7459만9200표가 반영됐다.
결과는 MBK·영풍 측 추천 후보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고 고려아연 측 추천 후보가 3, 4위를 기록했다. 순서대로 심혜섭 후보가 1883만581주, 이준봉 후보가 1883만848주, 이형규 후보가 1837만8096주, 서은숙 후보가 총 180만5829주의 표를 받았다.
이어 최대 승부처로 꼽힌 제3호 의안에서는 고려아연 측이 추천한 백인규 후보가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로 선임됐다. 백 후보 선임안은 출석 의결권의 81.8% 찬성으로 가결됐다. 반면 MBK·영풍 측이 추천한 박유경 후보 선임안은 찬성률 27.93%에 그쳐 부결됐다.
감사위원 분리선출에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해 3%까지만 행사하도록 하는 이른바 '합산 3%룰'이 적용됐다. 이에 따라 양측 대주주의 지분 영향력이 제한되면서 한화와 LG화학 등 주요 주주와 소액주주 표심이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백 후보 선임으로 최 회장 측은 감사위원 자리까지 확보하면서 이사회 내 우위를 한층 강화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경영권 방어 측면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영풍·MBK 측이 여전히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경영권 분쟁이 이번 임시주총을 끝으로 마무리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내년 정기주주총회를 비롯해 양측이 진행 중인 각종 법적 공방을 중심으로 경영권을 둘러싼 대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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