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느티마을4단지에서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장선아 기자]
지난 9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느티마을4단지. 30년 넘은 아파트를 새 단지로 탈바꿈시키는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었다. 기존 복도와 발코니를 걷어낸 자리에는 새로운 주거공간이 앞뒤로 확장됐고, 단지 아래에서는 지하 4층 규모의 주차장을 만드는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아파트를 모두 허물고 다시 짓는 재건축과 달리 리모델링은 기존 건물의 주요 골조를 남겨 활용한다. 외관과 마감재를 교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집을 넓히고 주차장과 생활 동선까지 바꾸는 공사다. 이날 포스코이앤씨가 공사 중인 느티마을4단지와 리모델링을 마친 서울 강동구 더샵 둔촌포레를 차례로 둘러봤다.
30년 된 느티마을4단지…앞뒤·위로 넓혀 143가구 추가
1994년 준공된 느티마을4단지는 2023년 이주를 마친 뒤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이다. 2027년 10월 준공을 목표로 기존 16개 동에 별동 1개를 신축해 지하 4층~지상 최고 26층, 17개 동, 1149가구로 탈바꿈한다. 기존 1006가구보다 143가구 늘어나는 규모다.
기존 16개 동은 세대 앞뒤로 면적을 넓히는 수평증축과 함께 필로티 1개 층을 추가한다. 평면도 기존 4개에서 28개로 다양해진다. 일부 기존 전용 58㎡ 주택형은 전용 74㎡로 넓어지면서 방 하나가 추가된다. 기존 동을 확장하고 별동을 새로 짓는 공사가 한 단지 안에서 함께 이뤄지는 셈이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느티마을4단지 리모델링 현장의 지하주차장 공사 현장. 기존 지상 중심의 주차공간은 리모델링을 통해 지하 4층 규모로 확충된다. [사진=장선아 기자]
구축 아파트의 고질적인 문제인 주차난도 손본다. 기존 601대에 그쳤던 주차공간은 지하 4층 규모의 주차장을 새로 만들어 1966대로 3배 이상 늘린다. 엘리베이터도 지하주차장과 직접 연결하고 기존 지상 주차공간은 녹지로 바꾼다.
기존 건물을 남겨 활용하는 만큼 공사에는 까다로운 기술이 필요하다. 30년 된 골조를 보강하면서 새 구조물과 하나로 연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기존 슬래브와 신규 슬래브를 연결하고 탄소섬유시트로 기존 구조물을 보강했다. 지하주차장에는 지상과 지하 공사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탑다운 방식을 적용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일반적인 신축보다 공사비와 기술력이 더 들어갈 수밖에 없지만 리모델링에서 지하주차장을 늘리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공법”이라며 “토공사와 철근콘크리트 공사, 지상 마감과 골조 공사 등 복합공정이 동시에 이뤄져 공사 자체의 난도가 높다”고 말했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지상 골조 공사는 90% 이상, 지하주차장 공사는 약 80% 진행됐다. 지상에서는 골조와 마감 공사가 병행되고 있다.
지하주차장 없던 40년 구축…리모델링 끝나자 '신축처럼'
서울 강동구 더샵 둔촌포레 전경. 1984년 준공된 둔촌현대1차를 리모델링해 2024년 10월 준공했다. [사진=장선아 기자]
이어 찾은 서울 강동구 더샵 둔촌포레에서는 리모델링을 마친 단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1984년 준공된 둔촌현대1차를 리모델링해 2024년 입주한 단지다. 40년 된 기존 골조를 활용했다는 흔적은 외관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려웠다.
기존 5개 동 498가구였던 단지는 기존 동 사이에 신축동 3개를 추가해 8개 동 572가구로 늘었다. 추가된 74가구는 일반분양 물량으로 공급됐다. 일반분양 당시 평균 청약 경쟁률은 93대 1을 기록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주차장과 조경이었다. 기존에는 지하주차장이 없었지만 지하 2개 층을 새로 만들면서 주차대수는 368대에서 703대로 약 두 배 늘었다. 가구당 주차대수도 약 0.7대에서 1.2대로 확대됐다.
더샵 둔촌포레에 조성된 조경공간.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 지상 주차공간을 녹지로 바꾸고 산책로와 휴게시설 등을 조성했다. [사진=장선아 기자]
차량이 빠진 지상에는 석가산과 연못, 티하우스, 산책로와 어린이놀이터 등 조경공간을 조성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아파트 조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휴식하고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라며 “단지 안에서 녹지공간을 즐기고 아이들과 함께 놀거나 편하게 산책할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주차장에서 집으로 이동하는 동선도 개선됐다. 당초 사업승인 당시에는 지하주차장에서 계단을 통해 지상으로 올라온 뒤 세대로 이동하도록 설계됐다. 이후 기존 엘리베이터를 지하 2층까지 연장하면서 신축 아파트처럼 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곧바로 세대로 올라갈 수 있게 됐다.
서울 강동구 더샵 둔촌포레 세대 내부 거실 모습. 리모델링을 통해 세대 면적을 앞뒤로 확장하고 평면을 재구성했다. [사진=장선아 기자]
세대 내부도 앞뒤로 면적을 넓혔다. 기존 전용 84㎡는 전용 93~95㎡로 확장됐고 방 3개·욕실 1개였던 평면은 알파룸을 포함한 방 4개·욕실 2개 구조로 바뀌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전용면적은 3평 정도 늘었지만 발코니 확장까지 포함하면 실제 내부에서 체감하는 면적은 약 9평 넓어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신축동에는 4베이 구조 등 최신 평면을 적용했다. 단지에는 독서실과 헬스장, 스크린골프장, 어린이집 등 커뮤니티시설도 마련했다. 기존 골조를 활용한 동과 새로 지은 동이 주차장과 조경, 공용시설을 함께 이용하는 주거단지로 바뀐 것이다.
포스코이앤씨에 따르면 2014년 리모델링 시장에 본격 진출한 이후 누적 수주 실적은 46개 단지, 4만7562가구, 약 14조3000억원이다. 현재 광장상록타워와 용인 수지 초입마을·보원아파트, 분당 한솔마을5단지 등에서 철거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내년에는 용인 수지 동부아파트와 분당 매화마을2단지, 수원 영통 벽적골주공8단지 등의 이주 및 착공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