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에 맞춰 올해 하반기 수사부서에 인력 약 2000명을 추가 배치한다.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이 사라지고 경찰의 보완수사 책임이 커지는 만큼 인력을 확충하고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실질적으로 이행할 세부 절차도 마련한다.
경찰청은 다음 달 2일 시행되는 개정 형소법과 수사준칙에 맞춰 경찰수사규칙과 범죄수사규칙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10일 밝혔다. 개정안은 지난 7일 국가경찰위원회 의결을 거쳤다.
개정 형소법은 경찰에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이행할 의무를 부과하고 원칙적인 처리 기한을 현행 3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했다. 검찰청 폐지로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가 사라지면서 보완수사 요구권이 경찰 수사를 견제하는 주요 수단으로 남게 된 데 따른 조치다.
경찰은 보완수사 결과를 통보하기 전 기존 수사 결과와 증거관계, 검사가 요구한 사항, 보완수사 진행 내용 등을 정리한 종합수사 결과와 사건기록을 검사에게 보내야 한다. 검사는 이를 토대로 요구 취지에 맞게 수사가 이뤄졌는지 확인하고 필요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보완수사를 한 달 안에 마치기 어려울 때는 연장 사유와 필요한 기간, 관련 자료를 담은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의료 감정 등 장기간이 필요한 사건에는 예외를 인정하되 검경이 한 달 단위로 수사 진행 상황을 관리한다.
재수사 요구와 시정조치 요구에 관한 절차도 강화한다. 경찰이 불송치 사건에 대한 재수사 요구를 정당한 이유 없이 이행하지 않으면 검사는 담당 수사관의 직무배제나 징계를 요구할 수 있다. 기존에 보완수사 요구에만 적용했던 직무배제·징계 요구 처리 규정을 재수사 요구에도 준용한다.
검경 간 의견 요청 절차도 구체화했다. 경찰이 검사에게 법률 판단이나 증거 수집의 적정성 등에 관한 의견을 구할 때 사용하는 서식을 마련하고 검사의 의견과 경찰의 수용 여부를 수사기록에 남기도록 했다. 경찰이 검사 의견과 달리 압수물을 처분하려면 재차 의견을 요청하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
경찰청은 이 같은 제도 변화로 일선의 업무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고 수사 인력 확충도 추진한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수사부서 인력 1907명을 늘린 데 이어 하반기 인사에서 약 2000명을 추가로 배치할 계획이다.
우선 내부 인사를 통해 수사 경력자를 중심으로 인력을 재배치하고 향후 조직·정원 조정을 거쳐 외부 인력도 추가로 확보한다. 경위 이하 우수 수사관은 근속 기간을 1년 단축하고 우수 수사인력으로 선발된 경정은 계급정년을 최대 4년 연장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수사팀 단위 특별승진을 늘리고 격무 수사부서에는 치안성과평가 가점을 부여할 예정이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에 따른 사건 통보 절차도 신설한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중수청 소관 범죄를 인지하면 관련 내용을 통보한다. 전체 중대범죄 사건 약 58만건 중 연간 8만건 이상이 중수청 통보 대상에 해당할 것으로 경찰은 추산했다.
경찰공무원이 연루된 형사사건은 입건 여부와 관계없이 다른 수사기관에 알린다. 총경 이하 사건은 중수청에 통보하고 경무관 이상 사건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전달한다.
경찰청은 개정법 시행과 동시에 국가수사본부에 비상대응팀을 설치해 기존 지침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사안을 지원할 계획이다. 오는 21일부터 권역별 현장교육과 수사관 전수 교육을 진행하고 변화한 제도와 절차를 담은 수사실무지침도 일선에 배포한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에서 현장 수사경찰의 역할과 책임이 한층 중요해졌다"며 "기관 간 협력과 수사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가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도록 후속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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