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들은 십수 년째 이어진 등록금 동결 속에서도 등록금 수입의 2.3배 이상을 교육비로 재투자하며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국가의 전폭적인 재정 지원을 받는 국·공립대학과의 '학생 1인당 교육비'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어 고등교육 생태계의 구조적 위기가 임계점에 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는 전국 4년제 대학 195개교(사립대 151개교, 국·공립대 39개교, 분교 5개교 등)를 대상으로 대학교육 관련 주요 지표를 종합 분석한 「2024~2025 대학교육 통계 자료집」을 발간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통계집은 학생, 신입생 충원, 유학생, 교원, 재정, 취업, 인구 동태 등 총 9개 분야에 걸쳐 설립별·지역별 데이터를 다뤘다.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유학생 유치가 단순한 국제화를 넘어 사립대의 핵심 '생존 전략'이자 지역 인구 유지를 위한 방편이 되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국가별로는 중국(35.5%), 베트남(24.6%), 몽골(6.0%) 등 아시아권 학생이 91.2%로 편중 현상이 심했다.
사립대학들은 열악한 재정 여건 속에서도 쥐어짜기식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2025년 사립대학의 등록금 수입은 총 9조 9551억 원으로 교비회계 수입의 48.1%를 차지했다. 사립대는 이 등록금 수입의 약 2.3배에 달하는 22조 9716억 원을 총교육비로 투입해 '교육비 환원율' 230.9%를 달성했다.
또한 재학생 1인당 장학금이 평균 등록금의 52.5%에 달해 수치상으로는 이미 '반값 등록금'이 실현된 상태다.
그러나 든든한 국가 재정이 투입되는 국·공립대와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2024년 기준 국·공립대 학생 1인당 평균 교육비는 2592만 5000원인 반면, 사립대는 1738만 6000원에 그쳤다. 두 설립 유형 간 1인당 교육비 격차는 2020년 362만 원에서 2024년 853만 9000원으로 4년 새 약 2.4배나 확대됐다.
지표상으로 나타난 2025년 비수도권 사립대의 신입생 충원율은 98.0%로 2021년(90.2%) 대비 크게 올랐지만, 이는 철저한 '착시 현상'이다. 통계집에 따르면 이는 대학의 인기가 높아져서가 아니라, 비수도권 사립대들이 입학정원 자체를 무려 9729명이나 감축한 뼈아픈 결과다.
지방 대학들의 위기는 '지방소멸' 데이터와도 직결된다. 전국 229개 시군구 중 소멸위험등급(3·4등급) 지역에 위치한 대학은 총 61개교(23.3%)인데, 이 중 45개교가 사립대학이다. 지방 소멸의 최전선에서 사립대학들이 존폐의 기로에 서 있는 셈이다.
이러한 총체적 위기는 국제 경쟁력 하락으로도 이어져, 2026년 QS 세계대학평가 상위 800위권에 진입한 한국 대학은 20곳(사립 16곳, 국립 4곳)에 그쳤다.
황인성 사총협 사무총장은 "국내 유학생 10명 중 9명을 사립대가 교육하고 있지만, 국·공립대와 사립대 간 유학생 등록금 및 교육 인프라 지원 격차가 크다"며 "설립 유형이나 소재 지역에 따라 교육 기회에 차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학생 단위의 고등교육 재정지원과 비수도권 대학에 대한 지원을 시급히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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