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한 달 만에 다시 꺾인 골드뱅킹…2조원대서 1조7000억대로

  • 3개 은행 잔액 2조4435억→1조7753억

  • 금값 조정 속 한 은행 골드바 판매 63% 급감

  • 美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금 투자심리 위축

국제 금값 3개월 하락폭 13년 만에 최대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국제 금값이 최근 3개월 새 분기 기준으로 13년 만에 최대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 1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골드바를 정리하고 있다
    금 현물은 30일현지시간 미 동부시간 오후 1시 40분 기준으로 전장 대비 03 오른 온스당 4천2703달러에 거래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 선물 근월물 가격이 2분기 중 134 하락하며 2013년 2분기 이후 13년 만에 가장 큰 분기 기준 하락 폭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202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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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골드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공 행진하던 금 투자 열기가 주춤하고 있다. 올해 초 2조원을 넘어섰던 은행권 골드뱅킹 잔액이 1조7000억원대로 줄어든 데 이어 한 시중은행의 골드바 판매액도 연초보다 60% 넘게 감소했다. 금값 조정에 따른 평가액 감소뿐 아니라 고객이 실제로 보유한 금의 양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골드뱅킹을 취급하는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관련 잔액은 지난 18일 기준 1조775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 처음 1조원을 넘어선 뒤 가파르게 증가해 올해 1월에는 2조4434억원까지 불어났지만 이후 6681억원(27.3%)이 감소했다.

골드뱅킹 잔액은 지난 7월 말 1조7159억원에서 8월 말 1조8362억원으로 약 7% 반등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 다시 609억원(3.3%) 줄면서 반등세도 한 달 만에 꺾였다.

골드뱅킹은 고객이 계좌를 통해 금을 사고파는 상품이다. 원화로 입금하면 국제 금 가격과 원·달러 환율을 반영해 금 중량으로 적립된다. 현재 국내 은행 가운데 KB국민·신한·우리은행이 관련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다만 골드뱅킹 잔액 감소분 전체를 투자자의 금 매도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골드뱅킹 잔액은 고객이 보유한 금 중량을 원화로 환산한 평가액이다. 고객이 금을 팔지 않더라도 국제 금값이나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원화 기준 잔액이 줄어든다.

실제로 금 가격은 연초 고점보다 큰 폭으로 낮아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KRX 금현물 가격은 g당 19만3370원에 마감했다. 지난 1월 29일 기록한 연중 고점인 26만9780원과 비교하면 28.3% 하락한 수준이다.

평가액 감소와 함께 고객들의 실제 금 보유 규모도 줄었다. A은행에서는 올해 1월부터 지난 18일까지 골드뱅킹 계좌 수가 2.2% 증가했지만 금 보유 중량은 7.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원화 기준 잔액은 26.7% 줄었다. 계좌 자체가 대거 해지됐다기보다 고객당 금 보유량이 감소한 가운데 금값과 환율 변동에 따른 평가액 축소가 겹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물 금 수요도 둔화했다. A은행의 골드바 판매액은 지난 1월 580억원에서 8월 213억원으로 63.3% 감소했다. 연초 금값 급등으로 골드바 품귀 현상까지 나타났던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한 은행의 판매 실적인 만큼 은행권 전체 골드바 수요가 같은 폭으로 줄었다고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미국의 금리 상승도 금 투자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최근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0.25%포인트 인상하고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금은 보유하더라도 이자나 배당이 발생하지 않는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과 예금 등 이자를 지급하는 자산의 매력이 높아져 금에 대한 투자 수요가 상대적으로 약해질 수 있다. 다만 국내 금 가격은 국제 금값과 원·달러 환율이 함께 결정하는 만큼 환율 움직임에 따라 가격 조정 폭은 달라질 수 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금리가 오르는 시기에는 채권이나 예금 등 이자를 지급하는 자산과 비교해 금의 투자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연초 금값이 단기간에 가파르게 오른 만큼 최근 흐름은 상승분을 일부 되돌리는 조정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 조정을 경험한 투자자들의 경계심도 커진 만큼 당분간 국내 금 투자 수요가 이전보다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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