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밀양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영남루와 얼음골이다.
하지만 최근 밀양의 관광지도를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국보 영남루와 천연기념물 얼음골 같은 기존 명소에 야간경관과 체험시설, 웰니스, 미식관광이 더해지고 삼랑진 낙동강권까지 새로운 관광축으로 확장되고 있다.
낮에 보고 떠나는 관광에서 벗어나 밤까지 머물고, 지역 곳곳을 이동하며 소비하는 관광으로 바꾸려는 시도다.
밀양시는 체류형 관광을 핵심 관광정책으로 삼고 여행경비 지원과 야간·체험 인프라, 특화 먹거리, 숙박을 하나의 동선으로 묶는 데 힘을 싣고 있다.
밀양 관광의 중심은 여전히 영남루다.
조선시대 누각 가운데 대표적인 문화유산으로 꼽히는 영남루는 밀양강과 어우러진 경관으로 오랫동안 밀양을 대표해왔다.
최근에는 낮에 둘러보는 문화유산에서 밤까지 머무는 관광공간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재 시범 운영 중인 '영남루 별빛정원'은 영남루와 밀양강 일대에 야간경관을 더해 저녁 시간에도 관광객이 머물 수 있도록 한 콘텐츠다.
낮에는 영남루와 밀양강을 둘러보고, 밤에는 조명과 경관을 즐기는 방식이다. 계절별 축제와 문화행사도 주변 음식점과 숙박시설을 연계해 관광객의 체류시간을 야간까지 늘리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낮 중심이던 영남루 관광이 밀양강의 야경과 함께 밤까지 이어지는 흐름으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얼음골도 변하고 있다.
한 여름에도 얼음이 어는 독특한 자연현상으로 잘 알려진 얼음골은 오랫동안 밀양의 대표 자연관광지였다.
지난 8월 문을 연 '얼음골 신비테마관'은 이 자연현상을 전시와 체험 콘텐츠로 풀어낸 복합공간이다.
기존 자연관광이 날씨와 계절 영향을 많이 받았다면, 신비테마관은 실내에서 얼음골의 원리와 특징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해 관광콘텐츠의 폭을 넓혔다.
밀양시는 여기에 한옥고택을 활용한 치유·체험 프로그램과 웰니스 관광을 연계해 단순 관람형 관광에서 체험형 관광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영남루가 역사와 야간관광을 맡는다면, 얼음골과 표충사 일대는 자연과 체험, 치유를 담당하는 구조다.
관광지도는 삼랑진까지 넓어진다.
밀양시는 총사업비 116억원을 투입해 높이 50m 규모의 '삼랑진 낙동선셋 디지털타워'를 건립하고 있다.
내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이 시설은 낙동강 노을을 조망하고 디지털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관광거점이다.
기존 삼랑진 레일바이크와 연계하면 짧은 체험 위주였던 관광을 반나절 이상 머무는 관광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영남루의 야경, 얼음골의 자연체험, 삼랑진의 노을을 각각 다른 시간대와 권역의 관광자원으로 묶겠다는 것이다.
체류형 관광은 볼거리만으로 완성되기 어렵다.
관광객이 밤까지 머물더라도 먹고 잘 곳, 다시 찾을 이유가 부족하면 지역 소비로 이어지는 데 한계가 있다.
밀양시는 '매운맛 거리' 조성과 지역 특화 먹거리 발굴을 통해 미식관광도 키울 계획이다.
한옥고택 체험과 계절별 축제, 문화행사를 숙박·음식점과 연결하고 '반하다 밀양 반값여행' 같은 여행경비 지원사업도 관광객 유입을 돕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올해 반값여행에는 상·하반기 각각 10억8000만원씩 모두 21억6000만원이 투입된다. 밀양에서 사용한 여행경비의 50%, 청년은 최대 70%를 모바일 밀양사랑상품권으로 돌려주는 방식이다.
결국 핵심은 할인 자체보다 그렇게 찾은 관광객을 영남루에서 얼음골로, 다시 삼랑진과 지역 상권으로 이어주는 데 있다.
밀양에는 이미 영남루와 얼음골, 표충사, 위양지, 삼랑진 등 이름난 관광지가 적지 않다.
이제 밀양 관광의 과제는 명소 하나를 더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낮과 밤 그리고 지역 곳곳에 흩어진 관광자원을 하나의 여행으로 연결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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