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97세로 별세한 일본 현대미술 거장 구사마 야요이의 작품이 주요 아시아 경매에 잇달아 오른다. 작가 사후 처음 맞는 주요 경매 시즌인 만큼 미술계에서는 '사후 프리미엄'이 붙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크리스티 홍콩은 오는 29일 20·21세기 이브닝 경매에 구사마의 2011년작 대형 회화 ‘A-Pumpkin (YHP)’을 내놓는다고 23일 밝혔다.
추정가는 4800만~6800만홍콩달러(약 83억~118억원)다. 구사마의 대표 모티브인 호박을 화면 가득 채운 작품으로, 경매에 처음 나온다.
소더비 홍콩은 같은 날 ‘Infinity-Nets (LHLUJ)’을, 29일에는 ‘Pumpkin’과 ‘Nets 19’ 등 구사마의 작품 여러 점을 경매에 부친다. 필립스 홍콩도 30일 ‘Pumpkin’과 ‘Nets’ 등을 내놓는다.
국내에서도 구사마 작품이 나온다. 서울옥션은 22일 경매에 1994년작 ‘Pumpkin’을 출품했다. 구사마 작고 이후 국내 경매에 처음 나온 캔버스 원화로, 추정가는 8억~9억5000만원이다. 구사마는 국내 경매시장에서 대표적인 블루칩으로 통한다. 지난 3월 서울옥션에서는 2015년작 대형 회화 ‘Pumpkin (MBOK)’이 104억5000만원에 낙찰돼 국내 경매 최고가를 썼다. 올해 상반기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의 현장 경매에서도 낙찰총액 183억9500만원을 기록하며, 작가별 집계 1위를 기록했다.
시장의 관심은 사후 프리미엄이다. 통상 작가가 사망하면 신작 공급이 끊겨, 작품 값이이 오르곤 한다. 하지만 모든 죽음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의 연구에 따르면, 사후 가격 상승은 주로 젊은 나이에 숨진 작가들이 주도했다. 고령 작가의 죽음은 예상 가능한 만큼, 이미 가격에 반영돼 사후 가격 움직임이 크지 않았다. 1959년작 ‘Untitled (Nets)’가 2022년 필립스 뉴욕에서 1049만6000달러(약 142억원)에 팔리며 구사마의 경매 최고가를 쓰는 등 프리미엄이 생전에 반영됐다는 게 일각의 시각이다.
특히 호박이 소재가 아닌 판화 작품들은 대표작 수준의 인기를 구사하지 않는다. 말년 작품을 둘러싼 미스테리 역시 투자에 앞서 유의해야 할 점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구사마가 말년에 외부 활동을 크게 줄였는데도 회화·대형 조각 제작, 상업 활동이 계속됐던 점을 문제 삼았다. 구사마 측은 작가가 작품 구상 후 조수와 외부 제작 업체의 제작 과정을 감독한 뒤 완성작을 승인했다고 밝혔으나, 이 매체는 구사마가 얼마나 직접 관여하고 감독했는지는 사실상 미지수인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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