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 조사 후 자진신고하면 과징금 면제 없다…75% 감경으로 축소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2동 공정거래위원회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2동 공정거래위원회.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공정 당국이 담합 조사가 시작된 뒤 자진신고한 사업자에 대해 과징금 전액 면제 대신 75% 감경을 적용한다. 반복적으로 담합한 사업자에 대한 감면 제한 기간도 사실상 10년까지 확대해 자진신고 제도가 제재 회피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을 막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23일부터 11월 2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자진신고자 감면제도 운영고시 개정안도 다음 달 13일까지 행정예고한다.

자진신고자 감면제도는 담합 사실을 자진신고하거나 조사에 협조한 사업자의 제재를 감경·면제하는 제도다. 은밀하게 이뤄지는 담합을 조기에 적발하고 가담자 간 신뢰를 무너뜨려 담합을 예방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현행 제도에서는 공정위의 조사 개시 시점과 관계없이 1순위 자진신고자의 과징금을 전액 면제한다. 개정안은 조사 개시 전 1순위 신고자에게는 현행대로 과징금을 전액 면제하되 조사 개시 후 처음 신고한 사업자는 75%만 감경하도록 했다.

공정위는 조사가 시작되기 전 자발적으로 담합을 신고한 경우와 당국이 이미 혐의를 파악해 조사에 착수한 이후 신고한 경우 사건 적발에 기여하는 정도가 다르다고 판단했다. 동일한 혜택을 적용하면 사업자가 조사가 시작될 때까지 담합을 유지할 유인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반복 담합 사업자에 대한 감면 제한도 강화한다. 현재는 자진신고 감면을 받거나 담합으로 제재받은 사업자가 5년 이내 다시 담합하면 감면을 제한한다. 앞으로는 5년이 지난 뒤 10년 이내 다시 담합한 경우에도 원래 받을 수 있는 과징금 감경 혜택의 절반만 적용한다.

이에 따라 5년 초과 10년 이내 반복 담합한 사업자가 조사 개시 전에 1순위로 자진신고하면 전액 면제 대신 50%만 감경된다. 조사 개시 후 1순위 신고자는 75%에서 37.5%로 2순위 신고자는 50%에서 25%로 감경 폭이 각각 줄어든다.

담합으로 제재받은 기업이 다른 사업 분야에서 다시 담합한 경우에도 감면 제한을 적용한다. 현행 시행령의 '당해 시정조치에 위반되는 담합'이라는 요건을 삭제해 앞서 적발된 담합과 관련된 품목이나 시장이 달라도 반복 담합으로 보고 감면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기업이 법인을 분할하거나 영업을 양도하는 방식으로 감면 제한을 피하는 것도 차단한다. 합병·분할·분할합병이나 영업양도 등을 통해 담합 관련 사업을 승계한 사업자도 반복 담합에 따른 감면 제한 대상에 포함한다.

공정위는 입법·행정예고 기간 이해관계자와 관계부처의 의견을 수렴하고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2027년 1분기 중 시행령과 감면고시 개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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