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경영 리스크 직면한 김광일 MBK 부회장...고려아연 이사회 활동 '흔들'

  • 공소청 연말까지 MBK·홈플러스 보강수사 마무리

  • 정치권도 국감 증인 채택 등으로 압박

  • 거버넌스 위해 이사회 자리 내려놓는데...고려아연은 유지

  • 홈플러스·딜라이브 경영 실패, 고려아연서 재현 우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 202601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 2026.01.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사법 리스크와 홈플러스·딜라이브 경영실패 논란에 직면하면서 고려아연 이사회 거버넌스 강화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나온다. 41.1%에 달하는 MBK·영풍의 고려아연 지분율을 고려하면 이사회 내 발언권 강화는 피할 수 없지만 적어도 사법·경영 리스크가 없는 인사가 고려아연 이사로 활동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6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은 올해 1월 김광일 MBK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 등을 포함한 홈플러스 경영진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법원은 "사건의 피해 결과가 매우 중한 것은 분명하지만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구속할 정도의 혐의가 부족하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이에 서울중앙지검은 사건을 반부패수사3부에서 반부패수사2부로 재배당하며 보강수사에 착수했다. 지난 7월에는 김 부회장을 특경가법상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두 차례 소환해 조사하기도 했다. 

2일 검찰이 공소청으로 전환되면서 관련 수사를 할 수 있는 기간은 이제 90일밖에 남지 않게 됐다. 공소청은 올해 말까지 MBK· 홈플러스 전자단기사채 사기 의혹 등 주요 인지 수사 사건을 마무리하고 홈플러스 경영진 등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정치권도 김 부회장 등을 홈플러스 기업회생과 경영책임 등을 이유로 국감 증인으로 채택하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10일 더불어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민병덕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검찰(공소청)은 홈플러스의 신용 위기, 전단채 발행, 회생 신청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재계에선 기타비상무이사가 사법 리스크 등에 직면할 경우 기업 경영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이사회 거버넌스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자리를 내려놓는 게 관례로 여겨졌다. 일례로 SK그룹 조대식 전 수펙스추진협의회 의장은 지난 2021년 검찰이 불구속 기소하면서 당시 겸직 중이던 SK텔레콤 기타비상무이사직에서 사임한 바 있다. 반면 김 부회장은 검찰 수사 이후 MBK가 경영권을 쥐고 있는 딜라이브 기타비상무이사직은 연임하지 않고 물러났지만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 기타비상무이사직은 계속 유지하고 있다. 

MBK·영풍 측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2년 차를 맞이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이사회 퇴진이 고려아연 지배구조 정상화의 출발점"이라는 주장을 펼쳤지만, 정작 경영권 분쟁을 주도하는 김 부회장이 거버넌스 문제에 직면하면서 주장에 빛이 바랬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여기에 홈플러스·딜라이브 인수 후 실적이 악화하면서 이사회 일원으로서 김 부회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김 부회장이 2024년 1월부터 공동대표로 재직 중인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절차를 밟으며 근로자와 소상공인, 전단채 구매자들에게 피해를 전가했다. 홈플러스에선 지난 1년 반 동안 약 6000명이 일자리를 잃고 회사를 떠나야만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운영 자금 고갈로 인해 지난 7월 13일 모든 매장이 임시휴무에 들어갔지만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으로부터 2000억 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DIP) 대출을 지원받으며 급한 불을 껐다. 당시 MBK와 대립으로 인해 메리츠금융그룹은 최윤범 회장의 백기사로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참여한다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김 부회장은 MBK의 대표적인 아픈 손가락인 딜라이브에도 18년간 등기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한 바 있다. MBK는 유료방송의 호황기인 지난 2007년 2조2000억원을 투입해 딜라이브를 인수했지만 적절한 원매자를 찾지 못해 회사 매각시기를 놓치고 만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딜라이브가 2년째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점을 지적하며 대주주인 MBK의 증자나 자금 지원 같은 책임 있는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정치권과 산업계에선 이러한 김 부회장과 MBK의 경영 실패 사례가 고려아연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44년 연속 영업흑자라는 대기록을 바탕으로 프로젝트 크루시블 등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추진 중인 고려아연이 대주주에 대한 배당과 기업 매각을 통한 수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사모펀드 아래서 장기간에 걸친 투자와 성장을 이어갈 수 있겠냐는 우려다.

이에 고려아연 외국인 투자자와 소액주주도 MBK·영풍 대신 최윤범 회장의 손을 들어주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달 9일 열린 임시주총에서 고려아연 측이 추천한 백인규 후보가 출석 의결권의 81.8% 찬성으로 감사위원에 선임됐는데, 투표에 참여한 외국인·외국기관의 98.3%와 국내 개인주주의 79.1%가 백 후보를 지지한 게 그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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