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94억 금융사고 업체, 197억 적자에 신용등급도 하락…여신관리 도마

  • 2024년 40억 흑자에서 지난해 197억 순손실 전환

IBK기업은행 전경 사진IBK기업은행
IBK기업은행 전경 [사진=IBK기업은행]
IBK기업은행이 94억4000만원 규모의 금융사고를 공시한 전력반도체 업체의 재무상태가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업체는 지난해 약 19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신용등급도 하락했다. 기업은행이 과거 금융사고가 발생한 기업의 경영진 이력을 충분히 검증하지 않은 데다 사고 발생 이후에도 대출 취급 절차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면서 여신심사와 사후관리의 적정성이 도마에 올랐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기업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 8월 20일 전력반도체 업체 A사와 관련해 94억4000만원 규모의 금융사고를 공시했다. 사고 관련 금액은 대출 등 여신 74억4000만원과 지분투자 20억원으로 구성됐다.

기업은행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A사의 당기순이익은 2024년 약 40억원에서 지난해 약 197억원 순손실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368억원에서 351억원으로 감소했다. 신용등급은 2024년 AA-에서 올해 BB+e로 하락한 것으로 기재됐다.

A사 대표는 재무제표 조작과 허위 세금계산서 제출 등을 통해 한국산업은행의 시설자금을 편취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다만 관련 혐의는 아직 수사 단계로 확정되지 않았다.

기업은행의 심사 과정도 쟁점이다. A사 대표는 2017년 수출가격과 거래실적을 부풀린 사기 행위가 적발된 B사의 사장을 지낸 인물이다. 기업은행은 당시 B사 지분 4.53%를 보유하고 약 200억원의 위험노출액을 갖고 있었다.

기업은행은 2024년 A사 투자 분석 보고서에 해당 대표의 B사 경력을 명시하면서도 과거 재직 기업의 금융사고와 경영 이력은 별도로 확인하지 않았다. 오히려 보고서에는 대표의 기술력과 양산 경험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내용이 담겼다. 당시 A사의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세도 주요 투자 근거로 제시됐다.

금융사고 발생 이후 자체점검 결과도 논란이다. 기업은행은 지난 9월 4일 외부감사 의견이 적정하고 공시자료와 은행 전산자료의 수치가 일치한다는 점 등을 근거로 대출 취급 절차에 특이사항이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지분투자 20억원의 심사와 집행 과정에 대해서는 별도 점검을 실시하지 않았다.

다만 금융사고 공시액이 실제 손실액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은행 내부 자료에는 점검 당시 관련 여신과 투자자산이 정상 거래 중인 것으로 기재됐다. 향후 수사 결과와 업체의 재무상태 등에 따라 실제 손실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

신 의원은 "대표의 과거 경영 이력 검증부터 금융사고 발생 이후 자체 점검까지 허점이 드러난 만큼 기업은행의 대출·투자 심사와 사고 이후 점검 과정 전반의 내부통제·관리 책임을 이번 국정감사에서 철저히 따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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