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외국인 유학생의 현지 취업 통로로 활용되는 선택적 실무연수(OPT)에 최대 7만달러(약 9300만원)의 신규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규정이 확정될 경우 미국에서 학업을 마친 뒤 현지 취업을 희망하는 한국 유학생들에게도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현지시간) 미 국토안보부(DHS)에 따르면 F-1 비자를 보유한 비이민 유학생이 처음 OPT에 참여할 경우 학생 1명당 7만달러, 이후 추가로 OPT에 참여할 때는 3만달러(약 4000만원)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내용의 규정안이 마련됐다.
OPT는 F-1 비자를 보유한 유학생이 자신의 전공과 직접 관련된 분야에서 일정 기간 취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현행 규정상 유학생은 교육 단계별로 최대 12개월간 OPT에 참여할 수 있으며,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 학위 취득자는 추가로 24개월 연장할 수 있다.
규정안이 확정되면 학생·교환방문자프로그램(SEVP) 인증 학교는 유학생을 OPT 대상으로 추천하기 전에 해당 수수료를 납부해야 한다. 수수료가 납부되지 않으면 미 시민권이민국(USCIS)은 해당 학생에게 취업허가를 내주지 않는다. 수수료는 특정 고용주와 연계되지 않으며, 학교가 학생을 어떤 형태의 OPT로든 추천할 때 적용된다.
DHS는 이번 조치가 OPT를 통한 저임금 외국인 노동력 유입을 줄이고 미국인 근로자의 취업 기회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제도 악용과 사기를 막고 이민 시스템의 신뢰성을 높이려는 목적도 있다고 밝혔다.
DHS 대변인은 "OPT는 미국 노동시장으로 들어오는 뒷문이나 저임금 노동에 대한 보조금, 제도를 악용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보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노동자들이 값싼 외국인 노동력을 공급하는 통로로 변질된 제도와 경쟁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DHS는 OPT 참여가 늘어나는 과정에서 일부 학교와 담당자, 고용주, 유학생이 현행 규정을 악용한 사례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페이 투 스테이(pay-to-stay)' 방식으로 비자를 악용한 사례 등도 문제로 지목했다.
DHS는 높은 수수료가 학교의 OPT 추천 과정에서 관리·감독과 선별을 강화하도록 유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수수료가 도입될 경우 미국 대학에서 학위를 취득한 외국인 유학생들이 졸업 후 미국에서 경력을 쌓는 데 상당한 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번 규정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DHS는 오는 8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규정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뒤 제출된 의견을 검토해 최종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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