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기본·원칙·상식]'만시지탄' 임은정 감찰이 던진 질문…'우리 편'만 옳다?

전남광주연합뉴스 민현기 기자  임은정 광주지방중대범죄수사청장이 6일 오전 전남광주 북구 중흥동 광주중수청 앞에서 출근길 약식 문답을 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남광주=연합뉴스) 민현기 기자 = 임은정 광주지방중대범죄수사청장이 6일 오전 전남광주 북구 중흥동 광주중수청 앞에서 출근길 약식 문답을 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이 중수청 출범 9일 만에 ‘1호 감찰’ 대상이 됐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를 공개 비판해 온 임 청장을 향해 “중수청을 수사하는 기관이 아니라 정치하는 기관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감찰을 지시했다. 품위유지·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이다. 감찰이 늦어도 한참 늦었다. 임 청장의 공개 저격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례로, 임 청장은 지난해 정성호 당시 법무부 장관의 검찰개혁안을 “눈 가리고 아웅”이라고 했고, 검찰 인사를 ‘참사’라고 비판했다. 봉욱 당시 대통령실 민정수석과 이진수 법무부 차관 등은 ‘검찰개혁 5적’이라고 비난했다. 고위 형사사법 공무원이 자신이 속한 정부기관에 대해 자극적인 정치 언어로, 공개적으로 반복해서 이 정도 힐난을 쏟아낸 사례가 있었던가. 앞으로도 없을 일이다.
 
그러나 징계는 없었다. 정 장관이 정치적 중립성과 업무 공정성에 의심을 불러올 수 있다며 서면 경고를 한 것이 다였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지휘부를 매국노 ‘을사5적’에 비유했을 때도 없었던 감찰이 대통령이 지명한 중수청장 후보자를 공격하자 갑자기 시작됐다. 여당 역시 “상사의 인사를 왈가왈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임 청장에게 등을 돌렸다.
 
임 청장의 언행이 정치적 중립을 훼손했다면 진작 문제 삼았어야 했다. 지금까지는 ‘소신’으로 허용됐다면 중수청장 후보자를 비판한 순간 왜 ‘정치하는 공무원’이 됐는지 설명해야 한다.
 
그 설명이 없다면 필요할 때는 ‘검찰개혁의 스피커’로 활용하다가 정치적으로 불편해지자 마이크를 빼앗은 것 아니냐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
 
문제는 이런 의문이 임 청장 한 사람에게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성동 공소청 감찰부장은 조직 내부망에서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 진상조사가 검사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다며 법률적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자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김 부장의 행태를 “매우 부적절하다”며 “감찰 사안인지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 청장의 외부 공개 발언에는 오랫동안 경고로 그쳤는데 김 부장의 내부 문제 제기에는 즉각 감찰 가능성이 거론된 것이다.
 
박상용 검사에게는 훨씬 더 엄격한 잣대가 적용됐다.
 
대검은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 과정의 문제와 별도로 박 검사가 지난 3월 16일부터 4월 2일까지 업무시간 중 페이스북에 올린 글 21건을 추가 징계 사유에 포함했다. 진술 회유 의혹을 반박하거나 이재명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 움직임을 비판한 글들이었다.
 
세 사례를 놓고 보면 다음과 같은 질문은 피할 수 없다.
 
“감찰이 누구에게는 왜 이렇게 늦고, 누구에게는 왜 이렇게 빠르며, 누구에게는 글 하나하나까지 문제가 되는가.”
 
즉 감찰 더 나아가 징계의 기준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감찰은 정치적 효용을 재는 저울이 아니다. 누구를 비판했느냐가 아니라 어떤 규정을 어떻게 위반했느냐를 따져야 한다. 정권에 유리한 발언인지 불리한 발언인지에 따라 감찰의 속도와 강도가 달라져서는 안 된다.
 
더구나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과 중수청을 만든 가장 강력한 명분이 ‘정치검찰 청산’이라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이재명 대통령도 두 기관 출범을 두고 “정적 제거와 탄압을 위한 정치검찰 행세를 하던 잘못된 시대가 막을 내린다”고 했다.
 
그렇다면 새로운 기관은 과거 검찰보다 더 정치와 멀어야 한다. 그 바로미터가 감찰-징계인 것이다. ‘우리 편’만 옳다는 감찰이 계속되는 순간 정치 검찰이 떠난 자리에 ‘정치 중수청’과 ‘정치 공소청’이 들어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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