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70년 된 백악관 스피커부터 조개 모양 명품까지…삼성이 선보인 '사운드 전시'

  • JBL·바워스앤윌킨스 브랜드 전시 24~31일 개최

  • JBL 대표 제품 잭슨-벨 라디오·파라곤·L100 등 전시

  • 바워스앤윌킨스, 노틸러스 등 주요 라인업 전시

JBL 모델이 21일 서울 삼성동 프로젝트 스페이스 라인에 위치한 JBL 80주년 및 바워스 앤 월킨스 60주년 특별 전시관에서 파라곤Paragon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JBL 모델이 21일 서울 삼성동 프로젝트 스페이스 라인에 위치한 JBL 80주년 및 바워스 앤 월킨스 60주년 특별 전시관에서 '파라곤(Paragon)'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 스피커는 실제 미국 백악관에서도 사용됐던 제품입니다. 1957년부터 1983년까지 약 1000대만 생산됐습니다."

21일 서울 강남구 '프로젝트 스페이스 라인' 2층, 가장 눈에 띤 제품은 커다란 원목 가구를 닮은 스피커였다. 미국 오디오 브랜드 JBL이 1957년 출시한 '파라곤(Paragon)'이다. 좌우 스피커를 하나의 대형 캐비닛에 담은 구조로, 고풍스러운 장식장에 가까운 외관이 특징이다. 이어진 청음 시연에서는 출시된 지 70년 가까이 된 파라곤의 풍부한 울림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가 JBL 창립 80주년과 영국 바워스앤윌킨스(Bowers & Wilkins) 창립 6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사운드 레전드' 전시 현장이다. 오는 24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1920년대 라디오부터 최신 하이엔드 스피커까지 두 브랜드의 대표 제품이 한자리에 모였다. 올해는 삼성전자가 하만 인수를 발표한 지 1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원음에 충실한 '트루 사운드' 구현…바워스앤윌킨스 60년 역사 소개
1993년 출시된 바워스앤월킨스의 노틸러스Nautilus 스피커 사진박진영 기자
1993년 출시된 바워스앤월킨스의 '노틸러스(Nautilus)' 스피커 [사진=박진영 기자]

이날 도슨트 투어는 3층 바워스앤윌킨스 전시관에서 시작됐다. 전시장에는 1993년 출시된 '노틸러스(Nautilus)'가 전시돼 있었다. 바다에 사는 앵무조개를 닮은 독특한 외관으로, 음향 기술과 디자인을 결합한 대표 제품이다.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스피커 중 하나로 극찬받는 제품으로 원음에 충실한 사운드를 구현하려는 바워스앤윌킨스의 철학을 담아냈다.  

도슨트는 "처음부터 예술적인 모양을 목적으로 만든 디자인은 아니었다"며 "완벽한 소리를 재생하기 위한 연구 과정에서 탄생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노틸러스의 독특한 외형에는 소리의 왜곡을 줄이기 위한 설계가 적용됐다. 스피커 뒤쪽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소리와 진동을 줄이기 위해 관 형태의 구조를 채택한 것이다. 특히 저음 재생에는 약 3m 길이의 관이 필요해 앵무조개의 나선형 구조를 활용했다. 창립자 존 바워스가 생전에 연구를 시작했지만 완성된 제품을 보지 못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현재까지 주문 제작 방식으로 생산되고 있다.

안쪽 청음 공간에서는 창립 60주년을 맞아 선보인 '800 시리즈 다이아몬드 D5'를 만날 수 있었다. 인공 합성 다이아몬드를 적용한 고음 재생 장치가 특징이다. 이어 영국 애비 로드 스튜디오에서 사용하는 '802 D5'의 청음 시연이 진행됐다. 바워스앤윌킨스는 1979년부터 애비 로드 스튜디오와 협력해 왔으며, 음악 제작 현장에서 원음을 정확하게 재현하는 모니터링 스피커로 기술력을 인정받아 왔다.
 
"음악이 필요한 모든 순간에"…JBL, 80년 사운드 혁신 선보여
전시장 한켠에 인테리어처럼 전시된 JBL의 L100 센추리 스피커 사진박진영 기자
전시장 한켠에 인테리어처럼 전시된 JBL의 L100 센추리 스피커 [사진=박진영 기자]

2층 JBL 전시관에서는 시대별 오디오 기술의 발전 과정을 살펴볼 수 있었다. 1929년 제작된 '잭슨-벨 라디오'부터 1950년대 파라곤, 1970년대 'L100 센추리'까지 다양한 제품이 전시됐다. JBL은 1946년 미국 음향 엔지니어 제임스 B. 랜싱이 설립한 브랜드로, 영화관과 공연장, 녹음실에서 축적한 기술을 가정용 오디오로 확대해 왔다.

특히 파라곤은 좌우 스테레오 채널을 하나의 대형 캐비닛에 담아 음향 성능과 디자인을 동시에 고려한 제품이다. 도슨트에 따르면 제품 하나를 제작하는 데 약 100시간의 숙련된 목공 작업이 필요했다. 1957년부터 1983년까지 약 1000대만 생산된 희소성 높은 모델로, 미국 백악관에서도 사용됐다.

1970년 출시된 L100 센추리의 청음 시연도 이어졌다. 오렌지색 격자무늬가 특징인 이 제품은 전문 녹음실용 모니터 스피커를 가정용으로 개발한 모델이다. JBL 대표 클래식 스피커로,  1970년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스피커 중 하나로 꼽힌다. 도슨트는 "스튜디오에서 듣던 생생한 소리를 집에서도 듣고 싶다는 요구에서 탄생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전시장에서는 국내에 아직 출시되지 않은 JBL의 최신 하이엔드 스피커 'K2'도 처음 공개됐다. JBL이 수십 년간 축적한 전문 음향 기술과 하이파이 오디오 설계 역량을 집약했다. 현장 도슨트는 K2가 이번 80주년 기념 전시를 통해 국내에 처음 공개되는 모델이라고 소개하며, 뛰어난 해상력과 섬세한 음악 표현력을 강조했다. 실제 청음 시연도 진행돼 최신 JBL 스피커의 음향 성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1층 전시장에서 볼 수 있는 JBL의 포터블 스피커 제품 사진박진영 기자
1층 전시장에서 볼 수 있는 JBL의 포터블 스피커 제품 [사진=박진영 기자]

1층에서는 JBL의 최신 제품들이 소개됐다. 일상 속 다양한 환경에 맞춰 진화해 온 JBL의 오디오 제품을 살펴볼 수 있었다. 휴대성을 앞세운 블루투스 스피커 '플립(Flip)' 시리즈는 2012년 출시된 1세대부터 최신 모델까지 나란히 전시돼 디자인과 기능의 변화를 보여줬다. 야외 활동에 적합한 이동식 스피커부터 강력한 출력과 조명 효과를 결합한 파티용 스피커 '파티박스(PartyBox)', 개인 청취에 특화된 헤드폰과 이어폰까지 제품군도 다양했다. 

특히 1970년대 대표 모델인 'L100 센추리'의 디자인을 계승한 80주년 기념 제품도 선보였다. 공연장과 녹음실을 중심으로 성장한 JBL이 가정과 야외, 개인용 오디오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해 온 과정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삼성전자의 오디오 사업 확대 성과를 소개하는 자리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2016년 약 80억달러에 하만 인수를 발표하고 이듬해 인수를 완료했다. 하만의 글로벌 매출은 2017년 7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15조8000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만을 통해 바워스앤윌킨스와 데논, 마란츠 등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를 3억5000만달러에 추가 인수했다. 향후 하만의 음향 기술을 스마트폰과 TV, 사운드바 등에 접목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손영권 삼성전자 고문 겸 하만 이사회 의장은 "JBL이 80년간 쌓아온 사운드의 역사와 바워스앤윌킨스의 60년 유산을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라며 "삼성전자는 하만과 함께 전 세계 고객이 일상의 모든 순간에서 최상의 사운드를 즐길 수 있도록 오디오 기술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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