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이스 피싱 피해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우체국 직원 2명이 합동작전을 펼치며 전화사기 피해를 가까스로 막은 것으로 밝혀져 화제다.
전화사기를 막은 최미희성주우체국장이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17일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최미희 보령성주우체국장(사진)은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면서 자동화기기에서 거래하는 진모씨(56․여)를 보고 이를 이상하게 여겨 전화사기 안내문을 가리키며 도와주겠다고 여러 차례 말했으나 거절당했다.
최 국장은 거래모습이 전화사기사건과 유사하다고 판단, 평소 진씨와 안면이 있는 창구직원 이정숙씨를 시켜 거래를 못하도록 수차례 말렸다. 하지만, 진씨는 송금이 아니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직원의 도움을 계속 뿌리쳤고 결국 거래가 이뤄졌다.
의심을 떨치지 못한 최국장은 거래가 끝났음에도 진씨에게 동의를 얻어 내역을 물은 결과 535만 6천675원이 계좌이체 됐고, 가입자 통장이 서울의 한 우체국에서 3월11일 신규 개설한 것으로 보아 전화사기의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최국장과 이씨는 우체국을 급히 빠져나가는 진씨를 쫓아가 전화사기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누구에게, 어디로, 얼마나 송금했는지를 물었다. 진씨는 그때서야 송금이 잘못된 것을 알고 도움을 요청했다. 최국장은 파출소에 즉시 신고를 했으며, 거래는 중지됐다.
최국장과 이씨의 발 빠른 대처로 다행히 거래가 중지돼 피해는 없었다.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7분이 지나고서야 우체국 직원들과 진씨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진씨는 “서대문사이버수사대라며 신용정보가 유출됐으니 우체국에서 계좌이체를 해야 안전하다고 말해 나도 모르게 시키는 데로 했다”면서 “사기범이 정보를 유출한 사람이 직원이라는 말에 속아 평소 안면이 있는데도 창구직원의 도움을 뿌리쳤다”며 미안함을 표시했다.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평소 현금카드로 인출만 하는 고객들은 계좌이체가 뭔지 모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공공기관을 사칭해 신용정보가 유출됐다며 계좌이체를 요구하면 즉시 경찰에 신고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용준 기자 sasori@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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