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발표한 자본시장통합법 시행령은 금융시장 진입 기준을 완화해 경쟁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투자은행(IB)을 육성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증권업계에서는 IB업무가 활성화돼 한국판 골드만삭스가 출현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와 중소형사들이 난립해 과당 경쟁을 펼칠 것이라는 우려를 동시에 내놓고 있다.
◆ 증권업 문턱 낮아진다=6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자통법 시행령이 시행되면 금융투자업(증권업) 진입 문턱이 크게 낮아지게 된다.
금융투자회사의 인가 등록 단위가 현행 26개에서 42개로 세분화돼 소규모 자본으로도 증권사를 창업할 수 있게 됐다.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금융투자회사의 설립 자기자본 기준은 주식 위탁매매업의 경우 30억원에서 10억원으로, 집합투자업은 100억원에서 80억원으로, 금전신탁업은 250억원에서 130억원으로 각각 낮아진다.
금융투자회사 설립이 자유로워지면 고용이 늘고 업체 간 경쟁으로 수수료가 인하될 수 있다. 금융상품도 지금보다 훨씬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관계자는 "소형 업체는 주식 위탁매매 등 단순 업무에 주력하게 되고 대형 업체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IB업무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플레이어 뜨나=정부는 진입 규제를 완화해 금융투자회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 인수합병(M&A)을 통해 대형 IB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투자회사가 기업공개(IPO)나 채권·주식 인수업무,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기업에 단기 자금을 빌려줄 수 있게 하고 채권 발행시 지급보증 등의 겸영을 허용해준 것도 이를 위한 포석이다.
금융투자회사 입장에서는 인수합병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길이 넓어진 셈이다.
앞으로 금융투자회사들은 보유 중인 신용공여나 지급보증 여력을 최대한 활용해 자본 확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자기자본이 2조원 이상인 우리투자증권, 대우증권, 현대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5대 대형 증권사들은 2000~3000억원 가략의 신용공여 및 지급보증 여력을 가지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벌써부터 IB 관련 부서를 신설하고 자본 확충 및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IB 업무 활성화를 위해 신용공여나 지급보증 업무를 허용해주고 있다"며 "국내 금융투자회사가 IB 업무를 강화하기 몸집을 불리기 위해서는 자본 확충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 업체 난립 과당경쟁 우려도=증권업계에서는 진입 장벽을 낮춰 시장의 자율적 경쟁을 유도한다는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중소형 업체가 난립해 과당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투자매매 투자중개 집합투자 신탁 투자자문 투자일임 등 6개 금융투자업이 가능한 대형 금융투자회사 설립 기준이 자기자본 2000억원으로 정해져 단기에 글로벌 IB 출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오히려 중소형 업체의 난립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위탁매매 수수료 인하 등 가격 경쟁이 먼저 나타날 수 있다"며 "증권업계가 저가 경쟁 체제로 돌입하게 되면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강소영 기자 haojiz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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