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을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곡물가격 비상이 걸린 가운데 중국은 곡물가격 급등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된 밀 가격은 지난 3월에만 140% 급등했고 쌀 가격은 80% 상승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같은 기간 중국에서 팔리는 곡물 소매 판매가는 kg당 4.19위안(약 540원)을 기록했다고 신화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이는 연초의 4.14위안에 비해 상승폭이 1% 내외에 그친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제 곡물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식량난이 발생하지 않고 있는 것은 정부의 강력한 정책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 중앙정부가 올들어 농가를 비롯해 지방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지출한 금액은 5620억위안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1307위안에 비해 4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중국 정부는 지난 3월에도 농가의 종자 구입과 디젤 연료, 비료비 지원을 위해 252억5000만위안의 예산을 추가로 편성하는 등 농가 지원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철도부는 지난달 곡물 생산이 상대적으로 안정된 북동부 지역에서 남동부 지역으로 1000만t의 곡물을 이송하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 2대 에너지 소비국이며 원유 사용분의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옥수수와 밀을 사용하는 바이오에너지 사업도 전면 보류시켰다.
지난해 5월 중국 국가개발개혁위원회(NDRC)는 옥수수와 밀을 사용하는 바이오 에탄올 프로젝트의 승인을 중단하고 카사바와 밀집과 같이 식량으로 사용하지 않는 바이오 연료에 대해서는 허가를 내줄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대신 핵 에너지와 풍력, 태양력 에너지 사용을 적극 장려해 대체 에너지 수요를 충당할 계획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중국인들이 식량과 관련해 불안감에 떨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한 것이다.
상당수의 중국인이 난방과 취사를 위해 석유가 아닌 메탄을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중국 정부의 식량 안정 정책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 농업부에 따르면 2600만 가구가 취사와 난방을 위해 메탄을 사용하고 있으며 올해 500만 가구가 추가로 메탄 사용에 합류할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국제 곡물 가격의 추가적인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미얀마 사이클론 사태에다 필리핀과 나이지리아의 수입이 늘어나고 미국의 재고가 감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시장에서 쌀값은 7일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7월 인도분 쌀 선물은 이번달 들어서만 12.3% 상승한 상태다.
미국쌀협회의 밥 커밍스 수석 부대표는 "필리핀과 나이지리아 등 주요 쌀 수입국이 식량 가격 안정을 위해 수입량을 늘리고 있다"면서 "곡물 가격은 계속해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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