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행권의 시장성 수신이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올 들어 시중은행들이 대출 경쟁을 벌이면서 부족한 재원을 양도성예금증서(CD)와 은행채 발행을 통해 충당한 결과다.
20일 한국은행과 은행업계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은행권의 시장성 수신 잔액은 283조2570억원으로 정기예금 잔액(306조7653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시장성 수신은 지난해 11월 269조4000억원에서 12월에는 261조9000억원으로 감소했다가 올 들어 1월 269조3000억원, 2월 271억5000억원, 3월 272억3000억원 등으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제로금리에 가까운 요구불예금에 비해 조달금리가 높은 시장성 수신이 늘어날 경우 은행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최근 한은이 주최한 정례 금융협의회에 참석한 시중은행장들은 "시장성 수신이 늘어나면 순이자마진이 줄고 유동성 리스크가 높아지는 등의 문제점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은행들이 시장성 수신을 늘리고 있는 것은 대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기업대출과 주택대출은 각각 10조9000억원과 3조4000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대출 재원이 부족해진 은행들이 앞다퉈 시장성 수신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자금운용사들이 이달 들어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해 채권을 조기 매입한 것도 은행권의 채권 발행을 부추긴 측면이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치열한 대출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출금리를 올리기가 쉽지 않다"며 "금리는 못 올리고 자금조달 비용만 늘어나면 순이자마진 등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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