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촨 대지진을 계기로 범중화권의 결속이 강화되고 있다.
홍콩 중문대 아시아 태평양 연구소가 지난 19~21일 홍콩 시민 1110명을 대상으로 자신의 국적 정체성에 대한 여론 조사를 실시한 결과 쓰촨성 대지진 이후 자신을 중국인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55.9%로 크게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과 4월 각각 35.9%와 37.4%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급신장한 수치다. 자신을 홍콩인이라고 생각하는 시민은 3월 51.7%, 4월 51.5%였던 것이 이번 조사에서는 28.1%로 급감했다.
중국 정부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재난 대처로 홍콩 시민들의 중국 중앙정부에 대한 신뢰도 역시 4월 47.6%에서 72.3%로 급격히 높아졌다.
응답자의 99.2%가 쓰촨 대지진 참사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답했고 90% 이상이 지진 피해로 고통 받는 ‘동포’를 위해 성금을 이미 냈거나 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홍콩 중문대측은 쓰촨 지진으로 인한 처참한 피해 속에 이재민들의 고통과 적극적인 구호활동이 TV 등 언론을 통해 생생하게 전해지면서 홍콩 시민들의 민족의식이 고취되고 중국과의 동일체 의식이 급격하게 높아진 것으로 풀이했다.
홍콩뿐만 아니라 그간 갈등의 골이 깊었던 대만도 적극적으로 지진 구호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쓰촨 대지진에 가장 많은 성금을 기부한 10개 외자기업 가운데 5개 기업이 대만 기업이며 특히 이중 4개 기업이 5위 안에 있다고 25일 대만 연합보(聯合報)가 보도했다.
중국 상무부가 2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3일까지 외자기업과 홍콩, 마카오, 대만 기업과 외자기업이 전달한 성금은 현금 20억 1600만 위안과 식품, 약품 등의 구호물자가 4억 800만 위안 어치로 총 24억 2400만 위안(약 3656억 3600만원)에 이른다.
이 중 가장 많은 성금을 기부한 기업은 대만 석유화학 그룹인 타이수(臺塑)로 4억 4000만 대만달러(약151억 3000만원)를 기부했다.
10위권 내의 다른 기업들의 경우 창롱(長榮)그룹이 3억 800만 대만달러, 홍하이(鴻海)그룹이 2억 6400만 대만달러, 따룬파(大潤發)가 2억4200만 대만달러, 린위안(霖園)그룹이 2억 2000만 대만달러를 각각 기부해 3~6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도 대만 기업들이 전해오는 크고 작은 규모의 성금을 포함한 구호물품에 대해 중국은 환영하고 감사하는 입장을 밝혔다.
크고 작은 여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피해 지역에서의 구조 및 복구 작업은 계속되고 있으며 지진 발생 14일 만인 25일 24명의 생존자가 추가로 확인됐다.
중국 당국이 24일 12시까지 집계 발표한 쓰촨 지진 사망자는 6만 560명이며 35만 2290명이 부상을 입고 2만 6221명이 행방불명인 것으로 발표했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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