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자금시장의 여건이 개선되면서 국내 은행들의 외화 조달이 한시름 덜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이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났다는 인식이 퍼지면서부터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이달 16일 수출입은행이 7억5000만 유로(미화 약 12억달러)규모로 유로화 채권을 발행한 것을 시작으로 시중은행들도 해외채권 발행에 적극 나서고 있다.
26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3개월짜리 외화차입 가산금리는 이달 12~16일 0.80~0.90%포인트로 지난달 말보다 0.10~0.20%포인트 하락했다. 1.20%포인트로 치솟았던 3월 말에 비해서는 0.40%포인트까지 떨어진 수치다.
중장기 외화의 차입여건을 나타내는 우리나라 5년물 국채의 지급보증증권(CDS) 프리미엄도 동기 0.80~1.00%포인트로 3월 중순(2.50~ 3.00%포인트)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처럼 단기 및 중장기 외화차입의 가산금리가 낮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은행들이 해외에서 외화를 빌리기 수월해졌다는 뜻이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올 들어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서브프라임 투자손실이 속속 드러난데다 3월 미국계 투자은행의 베어스턴스의 파산으로 자금시장의 여건이 계속 악화됐다"며 "다행히 차입여건이 점차 개선되면서 작년 말 수준을 회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외환분석팀 관계자도 "달러가 풀리고 가산금리도 내리면서 중장기 차입여건이 나아졌고 실제 시중은행 담당자들도 이를 인정하는 분위기"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상황이 개선되자 시중은행들도 유럽과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채권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다음달 초까지 3억달러 규모로 말레이시아 링기트화 채권을 발행하며 7월에는 약 2억달러 규모로 태국 바트화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다음달 12일 2억5000만달러 규모의 스위스프랑 채권을, 국민은행은 내달초 3억~5억달러 규모의 유로화채권을 각각 발행할 예정이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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