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출규제 완화, 세금부담 경감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지방 미분양 해소 대책을 내놨지만 '반쪽짜리' 대책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앞으로 새로 발생하는 미분양 주택에는 혜택이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대책으로 주택업체들이 신규 분양을 꺼리게 돼 지방에서 주택 수급 사정이 악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들린다.
12일 국토해양부 등에 따르면 정부의 지방 미분양 대책의 혜택은 지난 11일 현재 미분양 상태인 주택에만 돌아간다.
국토부는 '입주자모집공고시 지정한 계약일이 지난 시점까지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주택'을 '미분양 주택'으로 규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 달 말 이후 분양된 아파트는 모두 취득ㆍ등록세 50% 인하, 일시적 1가구 2주택 요건 완화 등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
분양한지 1년~1년6개월이 안 된 미분양 아파트는 취득ㆍ등록세 감면 혜택에서도 제외된다. 취득ㆍ등록세 감면 대상이 내년 6월말까지 취득하는 주택이기 때문이다. 내년 6월말까지 입주하려면 2년~2년6개월인 공사기간을 감안할 때 분양한지 1년이나 1년 6개월이 지나야 한다. 이들 물량은 4만~5만가구에 달한다.
또 취득ㆍ등록세 감면 적용시한은 지자체의 조례개정시부터 내년 6월말까지로 돼 있어 조례개정이 이뤄진 이후에 취득을 해야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자체 실정에 따라 조례개정 시기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지역에 따른 형평성 논란이 야기될 수 있는 것이다.
정부가 10일 이전에 계약한 미분양 주택에 대해서는 소급적용해 주지 않기로 한 것도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신규 계약자들이 취득ㆍ등록세 감면과 담보대출비율(70%) 상향 조정 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건설사들이 분양가격을 10% 내려야 한다. 그러나 건설사들은 기존 계약자와 마찰을 빚을 수 있다며 분양가 인하에 소극적인 입장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기존 계약자가 건설사와의 협의 아래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11일 이후 재계약하는 편법이 동원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11일 이전에 계약을 했다가 파기하고 이후 재계약할 경우 혜택을 받지 못한다"며 "가족 이름으로 명의를 바꿀 경우도 마찬가지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기존 계약자들의 반발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청약통장까지 사용한 기존 계약자를 중심으로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확대하기 위해 분양가를 깎아줄 경우 종전 계약자들에게 분양가 차액을 돌려줘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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