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들이 과도한 영업 경쟁을 벌이면서 영업수익과 영업비용 간 격차가 크게 줄어드는 등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비씨 신한 삼성 현대 롯데카드 등 5개 전 업계 카드사가 올 1분기 지출한 영업비용은 2조497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조9070억원보다 31% 증가했다.
특히 모집 비용은 9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2% 급증했다.
반면 영업수익(매출액)은 3조19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하는데 그쳤다.
영업비용 증가율이 영업수익 증가율을 크게 웃돌고 있는 것은 카드사들이 신규 발급을 늘리기 위해 과당 경쟁을 벌이고 있어서다.
카드 모집인 수는 지난 2003년 카드대란을 겪은 후 2004년 1만6783명으로 줄었다가 지난 5월 말 현재 3만6765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카드 발급 건수도 지난해 3월 말 9207만장에서 12월 8956만장으로 줄어든 후 올 들어 지난 3월 말 현재 9067만장으로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모집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불법 모집 행위도 갈수록 늘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당국이 전 업계 카드사를 대상으로 카드 영업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 비등록 모집인에 의한 카드 발급과 길거리 모집, 고가의 사은품 지급 등 불법 모집 행위가 다수 적발됐다.
또 무이자 할부 혜택을 과도하게 늘려 카드 사용을 유도하는 마케팅도 성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카드사의 수익성 악화 및 부실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올 1분기 전 업계 카드사의 영업이익은 69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순이익은 6358억원으로 43.3% 가량 감소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불법 모집 행위가 적발된 카드사는 적극 제재할 방침"이라며 "카드사의 건전성이 악화되지 않도록 철저히 감독하겠다"고 말했다.
카드업계 내에서도 과당 경쟁을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병구 여신금융협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카드사들은 장기 무이자 할부를 확대하는 등 과도한 영업 경쟁을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