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인 부동산 침체 바람이 중국에도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했다. 중국 남동부로 시작된 부동산 가격 급락세가 북부와 서부 등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가격 하락과 함께 부동산 매매 자체가 위축되고 있으며 주거용 주택은 물론 상업용 부동산 역시 매도 호가가 크게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11일 보도했다.
중국 남동부의 부동산 거래량이 큰 폭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올들어 가격 하락률은 적게는 10%에서 크게는 40%에 달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상대적으로 가격 등락폭이 크지 않았던 북동부 주요 도시 하얼빈 부동산 가격 역시 4% 이상 하락했으며 거래량은 3분의2 수준으로 급감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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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중국 부동산이 본격적인 침체에 빠지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
중국 중동부 지역 주요 도시 샤먼에서 부동산 사업을 벌이고 있는 황샤 씨는 "사람들이 더욱 신중해지고 있다"면서 "부동산을 매매하기 위한 시간이 더욱 길어지고 있으며 거래 자체도 한산한 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부동산 시장의 위축이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영향 때문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유럽의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서 중국 역시 실업률이 높아지고 소비와 함께 부동산 시장 역시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 중국에 주택권리를 상실하는 것을 뜻하는 포어클로저 사태의 조짐은 포착되지 않고 있는 등 중국 금융시장이 부동산 침체로 인한 직격탄을 맞지는 않고 있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다고 신문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은행권이 모기지에 대한 손실에 대비하기 위해 모기지 비율을 30% 줄여야 한다고 권고한다.
무디스의 레오 와 중국 은행 부문 애널리스트는 "중국 은행들은 현재 부동산 가격 하락을 버틸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중국 은행권 역시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문제의 심각성은 중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 부양을 위한 정책을 펴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에 있다.
현재 중국 부동산 시장의 어려움은 지난 10월 이후 시장가치가 3분의2 가까이 사라지는 등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주식시장과 함께 중국 정부에 풀기 힘든 딜레마로 작용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섰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 대부분 지역의 주택과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대비 여전히 7% 상승한 상태다.
중국 당국은 시중은행들에 대한 지급준비율을 상향 조정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거품을 잡을려고 했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신용시장의 왜곡 현상을 가져왔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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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간 차이나 반케 주가 추이 (출처: 야후파이낸스) |
시중은행들이 주로 안전한 국영기업에 대한 대출 비중을 늘리고 그 이외의 대출은 축소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반 가계대출은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3분의1이 줄었다. 이 역시도 주로 모기지 대출에 집중된 상태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이 니콜라스 라디 중국 전문가는 "중국 부동산시장은 붕괴하고 있다"면서 "솔직히 중국 부동산산업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증시에서는 부동산업종이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지 오래다.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차이나 반케는 이번주 지난 8월 매출이 35% 감소했다고 밝혔다.
선전 A증시에서 거래되고 있는 반케의 주가는 지난 1년간 7분의1 수준으로 폭락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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