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뉴욕 월가의 투자은행들이 줄줄이 무너짐에 따라 대규모 감원 바람이 예상되는 가운데 아시아 금융계에서는 오히려 고급 인재 스카우트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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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미국발 금융위기로 투자은행에서 유능한 인재들이 이탈할 것으로 예상되어 아시아 금융계가 이들 고급 인재 스카우트 전쟁에 나섰다. |
월가가 위치한 미국 뉴욕주에서는 이번 금융 쇼크로 민간부문에서 4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매년 7%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중국과 인도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투자은행에서 이탈한 유능한 인재들을 채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해고된 인재들을 채용할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연봉에 계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경험있는 인재들을 개발도상국에도 쉽게 배치할 수 있는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투자은행 메릴린치를 인수하기로 한 소식이 전해진 불과 몇 시간 만에 인도의 금융회사 앰빗은 5명의 메릴린치 직원들을 채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인도의 BNP 파리바와 노무라증권 법인은 리먼 브러더스 인도지사의 직원들을 채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홍콩 금융계도 리먼 브러더스 직원들의 채용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과 사모펀드 사업 진출을 모색 중인 인도 타타캐피털의 인사책임자 아마르 신지는 "이 상황이 업계 최고 인재를 뽑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홍콩의 한 금융계 종사자는 "리먼에는 훌륭한 인재들이 많아 (이들을 채용하면) 주요 직위에 비교적 손쉽게 배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금융위기가 "팀을 개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견해를 밝혔다.
대출비용 상승과 국제적인 신용 경색으로 중국과 인도의 금융권 사정이 썩 좋은 것만은 아니지만 글로벌 컨설팅회사 휴잇 어소시에이츠의 산딥 차우드리는 "전반적으로 우울한 전망이지만 직장을 구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거라고 생각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월가와 영국 금융가 시티의 인재들이 중동으로 몰리고 있는 것도 새로운 추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대형 투자은행들이 본국에서의 사업 기회가 줄어들자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아 오일달러가 넘치는 중동지역 사업을 확대하면서 중동 근무를 희망하는 지원자들도 늘고 있어 본사 인재들을 중동지역에 배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3년 전 소수의 직원들로 시작한 도이체 방크의 중동 사업 부문도 지금은 직원 수가 224명으로 확대됐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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