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구제금융안이 의회에서 합의점을 찾았다. 이에 따라 대규모 공적잦금이 투입되면서 미국을 비롯해 글로벌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댐가이 대두되고 있다.
구제금융안 투입이 미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추진 중인 700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의 성공은 중국을 비롯해 중동권 중앙은행의 협조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이 막대한 공적자금의 재원을 채권 매각을 통해 충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외국 정부나 투자자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경우 구제금융안의 성공은 어렵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단 전문가들의 전망은 낙관적이다. 미국 자산가치가 크게 하락한 가운데 저가매수세가 작동해 미국 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일본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그룹이 모간스탠리의 지분을 인수한 것이 증명한다는 설명이다.
WSJ는 미국 경제의 회복을 위해 외국 투자자금의 중요성이 본격적으로 대두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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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미국 구제금융법안이 합의 점을 도출했지만 포어클로저 사태를 비롯해 미국 경제의 본격적인 회복은 여전히 요원하다. |
미 재무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양대 국책모기지기관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을 구제한 것은 중국과 중동 지역 자본으로 하여금 미국 채권의 안정성을 어필하기 위해서라는 평가다.
중국이 1조달러 규모의 미국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도 미국 경제의 회복을 위해 중국이 맡은 역할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WSJ는 설명했다.
로렌스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미국같은 강대국이 다른 나라에게 신뢰를 강조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 투자자의 영향력도 만만치 않아 이들이 미국채를 대거 매각하거나 더 이상 매입하지 않는다면 이는 미국채 가산 금리의 상승을 이끌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미국 경제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그러나 미국 국채를 대거 보유한 국가들이 '달러 약세' 기조로 당장 돌아서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달러 가치가 하락할 경우 이들 역시 보유자산 가치의 하락을 경험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컬럼니스트인 엔디 시에는 "자본시장의 균형이 잡혀질 경우 미국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다"면서 "재정적자가 심각한 미국이 추가로 7000억달러를 차입하면 적어도 단기적으로 달러 가치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외국 투자자가 미국에 의해 이용당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악용당하는 꼴이라고 평가했다.
WSJ는 중국과 쿠웨이트, 카타르 및 아부다비 등의 세계 주요 국부펀드들이 신용위기 여파로 관망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군소 국부펀드의 경우 헐값에 나온 부동산을 비롯해 금융, 보헙회사 지본 매입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의 회복이 급선무라고 지적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동산시장의 바닥론은 대두되지 않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바닥을 치고 상승 전환하지 않는 한 본격적인 경제 성장은 제한될 수 밖에 없다.
지난 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수정치 3.3%에서 2.8%로 낮아진 가운데 미국 3분기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4분기에는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여전히 힘을 얻고 있다고 WSJ는 내다봤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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