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위기의 실물경제 전이가 가속화하면서 글로벌 자동차산업은 물론 제조업 전체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북미시장 자동차 판매가 25년래 최악으로 추락하는 등 제조업경기가 침체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악의 신용위기 사태가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신용경색 사태와 고용시장 부진, 소비심리 악화로 주요 자동차업체의 10월 판매 실적이 악화일로를 지속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미시장 車 판매 1100만대 밑돌 듯...1983년 이후 최악=파산 위기와 함께 합병을 통한 회생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의 10월 판매는 전년 동기에 비해 45.1% 감소했다.
GM의 10월 판매는 16만8719대를 기록했으며 부문별로는 승용차 판매가 34.3%, 트럭 판매가 51% 급감했다.
GM의 마크 라니브 판매 담당 부사장은 "인구 성장률을 감안할 때 10월은 2차 대전 이후 최악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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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미국 자동차 판매가 25년래 최악이 수준을 기록했다. |
업계는 계절적 요인을 감안할 때 북미시장 판매가 연율 1100만대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198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지난해에는 1600만대를 기록한 바 있다.
시장조사기관 오토데이터의 데이빗 루카스 부사장은 "대다수 소비자들이 심각한 관망에 빠져 있다"면서 "미래가 불확실해지면서 소비자들이 돈을 쓰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2위 업체 포드자동차의 10월 판매는 전년 동기에 비해 30.2% 감소한 13만2838대를 기록했다. 승용차 판매는 26.8%, 트퍽 판매는 30.3% 감소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 도요타 역시 판매 부진을 면치 못했다. 도요타의 10월 판매는 23% 줄어든 15만2101대를 기록했다.
혼다와 닛산의 경우도 각각 25.2%와 33%씩 감소했다.
럭셔리 브랜드 역시 전반적인 업계 침체 여파를 벗어나지 못했다. 독일 포르쉐의 판매는 50%가 넘게 감소해 2862대를 기록하는데 그쳤고 다임러 역시 24.5% 줄어든 1만732대를 팔았다.
현대자동차의 북미시장 판매는 31.1% 급감한 2만820만대를 기록했다. 부문별로 주력 차종인 중형 승용차 `쏘나타` 판매가 16.4% 감소했고 소형차 `엘란트라` 판매는 43.6% 줄었다.
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을 중심으로 일부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는 사실은 긍정적이다.
시장조사기간 에드먼드닷컴은 지난 9월15일부터 10월15일 사이 자동차시장이 바닥을 쳤다는 평가가 대두되고 있다면서 일부 수요가 형성되고 있음이 감지됐다고 밝혔다.
◆글로벌 제조업 전체 불황...ISM 제조업지수 26년래 최악=한편 자동차업종을 포함해 미국의 제조업 전체가 수십년래 최악의 상황에서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전역의 제조업 경기를 반영하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가 26년래 최저치로 떨어진 것이다.
ISM은 이날 10월 제조업지수가 전월의 43.5%에서 38.9%로 급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982년9월 이후 최저치로 월가 전망치 41.5%에 크게 못 미친 것이다.
ISM 제조업지수는 50%을 밑돌 경우 경기 위축을, 50%를 넘어설 경우 경기가 활황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부문별로는 신규주문이 32.2%로 하락해 1980년 이래 최저치로 밀렸으며 생산지수가 전월의 40.8%에서 34.1%로 빠졌다.
유가 하락과 함께 인플레 압력은 줄었다. 가격지불지수는 53.5에서 37로 하락했다고 ISM은 밝혔다.
미국발 신용폭풍에 글로벌 제조업 역시 초토화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JP모간 글로벌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10월 41.0을 기록해 전월의 44.7에서 하락했다.
이는 지난 1998년 지수 산정을 시작한 이후 최저치로써 5개월 연속 경기확장을 의미하는 50을 밑돌았다.
JP모간의 제조업지수는 미국을 비롯해 일본, 독일, 프랑스 등 주요국의 제조업 동향과 구매관리 기관의 자료를 종합해 작성된다.
JP모간의 데이비스 헨슬리 지수 담당자는 "신규 수출주문을 비롯해 생산 등 제조업의 모든 부문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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