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해결 보다는 외부자금 조달이 이득”
대우조선해양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한화가 최근 비공식 루트를 통해 국민연금관리공단에 투자요청을 해 그 배경에 주목된다.
한화 측은 단순한 인수자금 확보 차원이라면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 “국민연금, 상징성 크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지난 3일 한화와 국민연금 실무진들 간의 비공식 접촉에서 한화 측 관계자들이 대우조선에 공동 투자를 해 달라고 제안했다”고 5일 말했다.
그는 “국민연금은 재무적 투자자로서 어떤 사업에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언제든 투자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화의 숨통이 일정부분 트이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한화 관계자는 “대우조선 매각주체인 산업은행의 허락이 있어야 추가적인 외부투자를 유치할 수 있어 국민연금 측과 비공식적으로 만난 것”이라고 우선 해명했다.
이어 그는 “국민연금이라는 상징성이 크다”고 전제한 뒤 “한화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매각해 대우조선 인수자금을 확보하는 것 보다는 국민연금과 같이 큰 비용을 투자할 수 있는 곳과 전략적 동반자로 대우조선 인수를 추진하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밝혔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국내경기침체로 이어져 기업들의 실제 가치가 폭락, 한화의 경우도 그 파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설명. 다시 말해 대한생명, 부동산과 같은 한화 자체보유 자산을 매각한다 하더라도 적정 금액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외부자금 유입을 통한 대우조선 인수자금 확보가 상대적으로 이익이라는 것이다.
◆ “나중에 자산 팔아 외부자금 갚는 편이...”
이 관계자는 “한화 자력으로 대우조선 인수자금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지만 외부에서 끌어올 수 있는 자금이 있다면 가져다 써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한화가 자산유동화를 한다고 해도 제값을 못 받을뿐더러 팔려고 급하게 내놓으면 이런 경제 상황에 누가 사겠나”고 반문했다.
관련해 대우조선 인수전을 진두지휘한 금춘수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장 역시 최근 “대생지분과 시흥 군자매립지를 팔지 않아도 인수 자금을 마련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경제 상황이 좋아져 한화의 자산이 제값을 인정받을 때 매각한 후, 외부에서 차입한 대우조선 인수자금을 갚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한화와 산은은 이르면 오는 7일 대우조선 매각과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며 직후 한화는 대우조선에 대한 본격적인 정밀실사를 벌인다. 또한 한화는 동 시기부터 국민연금을 포함한 재무적 투자자(FI)들과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 대우조선 노조 “요구 들어 달라”
한편 대우조선 노동조합은 거제 옥포조선소에 배포한 노보를 통해 “산은에 제시한 요구안이 수용되지 않으면 매수기업의 정밀실사는 없다”고 같은 날 선언했다.
노조는 지난달 30일 △고용보장 △종업원 보상 △회사발전 △기타 매매에 대한 사항 등의 내용을 담은 요구서를 산은에 전달한 바 있다.
김재훈 기자 j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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