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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컬럼) "강만수없는 세상에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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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1-1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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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국회 대정부질문. 최경환 한나라당 의원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질의응답.

최경환 "지난 국정감사 때 본 의원의 질문 과정에 종부세는 '시대의 아픔이다'고 했는데 지금도 동의합니까?"
강만수 "예, 종부세가 많은 문제가 있고, 또 종부세 내는 사람한테는 너무나 가혹하다는 그런 입장에서 시대의 아픔이 아닌가 그렇게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최경환 "오늘인가요? 오늘 종부세 위헌 판결이 나오도록 그렇게 되어 있습니까? 13일, 오늘 예정되어 있는 것이지요?"
강만수 "예, 13일입니다."
최경환 "대체로 어떤 판결을 예상하고 있나요?"
강만수 "현재 우리가 헌재와 접촉을 했습니다마는 확실한 전망을 할 수는 없습니다. 일부는 위헌 판결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마는…."

최재성 민주당 대변인의 말대로 '버라이어티한 사고뭉치' 강만수 장관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밋밋하게 마무리될 뻔(?) 했던 18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을 멋지게 방점을 찍었다.

그래서일까. 한나라당 한 의원은 농담반 진담반으로 이렇게 정리했다. "강만수의, 강만수에 의한, 강만수를 위한 대정부 질문"이었다고.

대정부 질문 마지막날에 터진 '강만수 발언'은 여의도 정치권을 흔들어 놨다.

행정부의 장관이 헌법재판소의 판결내용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격이거늘, 그 사실을 국회에서 거침없이 내뱉는 ‘용감무쌍’하고도 '위중한 사건'이 터졌기 때문이다.

당장 이 사건은 여야간 진상조사를 실시키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국회는 11일부터 18일까지 유례없는 헌재 관련 발언 진상조사 활동이 벌어진다. 진풍경이 아닐수 없다.

실제 접촉을 했는지 아니면 실언인지, 접촉했다면 그 수위가 어느 정도였는지 등은 앞으로 진상조사위에서 밝혀질 일이다.

정권이 바뀔때마다, 공무원들은 바뀐 정권의 코드에 맞추려 노력해왔다. 그래서 '영혼없는 공무원'들에 대해 용서는 못할 망정 이해 하는데 인색하지 않았다. 선거를 통해 집권한 새정부는 국민이 선택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꼭 짚고 넘어갈게 있다.

정책은 선택의 문제다. 특히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다루는 경제는 그렇다. 경제 정책을 다루는 수장의 역할을 그래서 늘 주목의 대상이다. 수장의 말 한마디가 시장에서 예민하게 반응하듯, 경제의 또 다른 주체인 불특정 국민들 역시 눈 빠지게 그 입을 주목한다.

그래서 강만수 장관은 입을 열 때 숙고해야 해야 맞다, 종부세와 관련한 강 장관의 발언은 이번 뿐 아니다. 강 장관은 종부세에 대해 부자들 가슴에 대한 '대못질'이라고 표현했다. 역시 국회에서.

종부세에 대한 강 장관의 감정은 뿌리깊다. 현재의 부동산 침체의 '알파와 오메가'가 종부세인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최재성 민주당 대변인은 "강만수 없는 세상에 살고 싶다"고 지난 7일 촌평했다. 그냥 웃고 넘길 수 없는 허탈함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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