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금융시장의 악화로 비롯된 우리나라의 경제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부동산 금융 부실화에 대한 준비가 우선시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 실장은 19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제 2회 동아시어 경제포럼’에서 “저축은행이 고수익-고위험의 부동산 PF 대출영업에 치중한 것이 금융위기와 맞물려 연체대비율이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우려했다.
권 실장은 “일부 저축은행들의 부실화가 점쳐진다”며 “이로 인한 건설업의 상당한 고전도 예상된다”고 예상했다.
그가 내린 한국경제 진단에 따르면 우리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내수침체와 산업활동 부진, 그로 인한 성장률 급락으로 빠른 속도로 냉각화 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9월 산업생산증가율은 전월대비 -0.6%, 서비스업 증가율은 전월대비 0.2%로 경기선행지수는 전년 동월비 8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로 인해 재고가 누적되고 출하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돼 하강세가 계속됐다.
그는 내년 경제성장과 관련해 “2009년 한국경제는 3%의 경제 성장률을 전망하는데 이정도면 침체국면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유가의 안정화, 여행 및 서비스 수지 적자의 증가세로 인해 4/4분기에는 경상수지의 균형수준 복귀를 전망했다.
권 실장은 위기 속에서도 2122억 달러의 외환 보유액과 단기외채가 68.1%의 상대적으로 낮은 비율을 보이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 한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 경제의 최대 리스크 요인으로 꼽은 부동산, 금융, 저축은행 문제, 건설업체 미분양 문제에 대해 “저축 은행들이 크기에 상관없이 부실화가 내제돼 있어 취약한 것은 사실”이라고 걱정했다.
권 실장은 그러나 “현 위기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과는 큰 차이가 있다”며 “성장측면에서 큰 그림으로 장기적인 시각으로 보면 안정적이고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외화 유동성으로 고전하는 것은 사실 이지만 외화보유고 등 기업이나 금융부문에서 건전하고 부실도 적다는 게 그의 설명.
그는 “지난 90년대 외환위기를 겪은 기업들이 그 후 부실 채권을 정리하고 보수적으로 경영해 타 신흥국들에 비하면 저성장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내실을 다지는 형식으로 진행됐다”며 “유동성 문제만 해결된다면 우리나라도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에 권 실장은 “현 경제위기 새로운 기회로 재해석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내실 다진다면 기회로 변모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 위기에 너무 몰입하는 것 보단 균형감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IMF 사태때 국내 30대 그룹 중 절반이 몰락했으나 삼성, 현대 등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예를 들며 “이는 위기가 있을 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기업들이 명렬하는 경우가 많다”고 부연했다.
이어 “충격흡수에 필요한 유연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혁신을 위한 창조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하며 “불황기에는 긴축경영이라는 공식에서 벗어나 역발상의 공격경영으로 미래 성장기회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김한나 기자 hann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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