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는 추억을 남기기 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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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1-0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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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재붕의 비즈니스 파일>

미국의 코닥 회사는 명가재건(名家再建)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는 기업 가운데 하나다.

코닥은 지난 1881년 창립되어 120년이 넘는 세월동안 전세계 필름 및 카메라 시장에서 선두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디지털시대라는 기업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필름사업에 안주한 탓에 2001년 이후부터 회사매출이 급락하기 시작했다.

코닥의 필름 매출은 매년 15%씩 줄어든 반면, 디지털카메라 시장은 소니, 캐논 등 새로운 강자들을 중심으로 매년 20%의 높은 성장율을 기록했다.

회사 내부는 상부지시에 복종해야 하는 강압적 분위기와 엄격한 군대식 문화 탓에 직원들의 위기의식마저도 사라졌다.

이런 가운데 2003년4월 안토니오 페레즈(Antonio Perez)가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하면서 코닥은 달라지게 된다.

페레즈는 공장폐쇄로 필름사업을 축소하는 대신, 지지부진하던 디지털카메라 시장에 혁신제품을 출시해 필름사업 부문의 위축을 만회했다.

그러나 다시 경쟁업체들의 빠른 추격으로 디지털카메라 사업의 매출이 축소되고 수익성은 악화됐다.

페레즈는 또다시 중요한 결단을 내렸다. 휴렛팩커드(H.P)에서 프린팅사업을 운영했던 자신의 경험과 코닥의 앞선 잉크개발 기술을 결합, 잉크젯 프린터 부문에서 경쟁사들보다 앞선 신제품 개발을 주도하게 된다.

이 같은 구조조정으로 코닥은 현재 미국 디지털 카메라시장에서 소니에 이어 2위, 전세계적으로는 4위 업체로 성장했다.

순간의 실수로 영원히 도태될 뻔한 코닥을 구할 수 있었던 페레즈의 원동력은 어디에 있었을까?
 
그것은 바로 ‘일반사용자에게 카메라의 높은 화소수는 무의미하다. 카메라의 본래 역할은 소중한 추억을 남기기 위한 것’이라는 사업의 명확한 정의에서 비롯됐다.

최근 전세계 금융시장의 위기는 국내 실물경제 지표들을 요통치게 하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원∙달러 환율이 지난 1998년 이후 최고치인 1500원선을 넘어섰다.  한편에서는 디플레이션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실물자산 가치가 떨어지면 소비가 줄고, 물가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 결국 경기침체 속 물가가 내리는 디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 최대의 수출산업이자 세계 최강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메모리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가격은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으로 관련업계가 패닉상태에 빠졌다.

특히 모니터, 노트북, TV에 쓰이는 대형 LCD 가격은 제조원가는 물론 재료값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일만큼 업체들간의 가격경쟁이 치열하다.

LCD업계 관계자는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며 “인수합병을 통해 한계기업들이 정리돼야 수익경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일부 기업들은 위기경영에 들어간 곳도 있는 한편, 삼성, LG, 두산 등은 허리띠를 졸라메기 위해 사업부문 매각이나 분활, 사업전환 방식 등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시대의 변화를 읽고, 사업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통해 사업구조를 바꿔 기업의 중장기적 사업방향을 제시한 코닥의 명가재건 방식이 다시한번 생각나는 요즘이다.

pj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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