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위기에 국내 주요그룹들이 매년 설치해 오던 크리스마스 장식마저 축소하거나 설치를 중단해 직면한 경제위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지난달 강남으로 신사옥으로 이전한 삼성그룹은 장식자체를 검토하지 않아 연말 기분에 들뜬 직원들의 기대감에 실망을 안겨줬다.
태평로 시절에도 그다지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지 않았던 삼성은 이전준비에 바빠 장식은 검토대상에서 빠졌다.
특히 이건희 전 회장의 퇴진과 함께 그룹 전반으로 내년도 사업 전면수정 등 대내·외적인 현안이 많고 자중하는 분위기 차원에서 별도 장식은 하지 않았다는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대차그룹도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지 않는다. 매년 12월초가 되면 사옥에 장식을 꾸며왔던 현대차그룹은 올해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전 임직원들에게 위기의식을 전파해야 하는 입장에서 연말 들뜬 분위기 조성 보다는 내년 전략수립을 위해 신중한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SK그룹도 대규모의 장식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회사 로비에만 작은 장식만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계열사인 SK텔레콤은 예년엔 T타워에 대규모 크리스마스 장식을 설치해 을지로를 찾는 주변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모았다.
그러나 SK텔레콤은 올해 사옥 안팎을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을 아트 전광판으로 대신하고 소요비용 전액을 시각장애아동 치료비를 내놓기로 했다.
이들 그룹들은 세계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등으로 경영환경에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어느 때보다도 직원들이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연말 자칫 들뜨기 쉬운 직원들의 분위기를 자제하는 차원에서 건물외벽에 대형 크리스마스 장식을 설치하던 관행을 잇따라 중단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주요기업들의 사업축소는 물론 경영전반에 위기에 몰려 있는 상황이다”라며 “자칫 연말분위기에 들뜬 직원들의 동요를 잠재우는 효과로 크리스마스 장식 설치를 중단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GS그룹은 그동안 사회전반에 경기침체 분위기로 인해 중지해 왔던 ‘사옥경관 조명’을 지난 8월에 중단한 이후 이달 초부터 재개했다.
사회적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절약을 강조하고 있지만 GS타워가 강남지역 랜드마크임을 감안해 이달 초부터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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