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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상황에서 CEO의 무난함은 '독(毒)'<LG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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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1-04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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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경제 위기로 기업인과 직장인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느끼는 어려움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안정적인 경영환경에서는 시스템만으로도 문제 없이 회사를 운영할 수 있지만, 지금과 같은 불안한 위기 속에서는 언제 발생할 지 모르는 돌발 상황으로 몰락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만큼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CEO의 리더십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4일 '되돌아 보는 CEO 리더십의 기본'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불황을 극복한 최고경영자(CEO)들의 리더십 포인트 7가지를 소개했다.

김현기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불황기에 위기를 극복한 CEO에게서는 '변혁적 리더'의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며 "변혁적 리더는 비전을 향해 구성원들의 의식과 가치관, 태도를 효과적으로 바꿀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두려움을 다스리는 용기=불황기에 모두가 느끼는 불안감, 특히 CEO에게 나타나는 두려움은 일파만파로 조직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CEO가 직원들에게 두려움이 전염되지 않게 하려고 과장된 행동을 하거나, 근거 없는 기대감을 심어줘서는 곤란하다.

진정한 용기란 '두려움이 적다거나 두려움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 아니라, 두려움을 지배할 줄 아는 지혜'이기 때문이다.

흔들림 없는 소신=위기에 빠진 닛산을 회생시킨 카를로스 곤은 회사가 극심한 위기에 처했을 때 냉철한 현실 인식으로 위기 상황을 돌파했다.

'버릴 것은 철저히 버린다'며 어려운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그는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소신을 갖고 끝까지 밀어부친 용기와 소신이 있었다.

하지만 소신 없이 일단 '줄이고 보자'는 식의 구조조정은 소탐대실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해야 한다.

희망의 불씨가 되는 진정성=불황극복을 위해서는 CEO의 흔들림 없는 소신과 함께 진정성이 담겨있어야 한다. 희망의 불씨가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전해지기 때문이다.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위기 상황에서 거창한 비전은 큰 의미를 갖기 어려울 수 있다. 때로는 CEO의 진정성에서 희망의 불씨가 만들어진다.

무난함에 대한 경계심=위기 상황에서 CEO의 무난함은 독이 될 수 있다. 무난함의 함정에서 벗어나 보다 빠른 결단력과 일관된 실행력으로 핵심 역량에 집중해야 한다.

휴대폰 업계의 선두주자였던 모토로라는 2000년 당시 CEO였던 크리스토퍼 갤빈이 PC사업, 메임 프레임 컴퓨터, 인공위성 사업 등 여러 분야에 역량을 분산시킨 결과 경쟁사인 노키아에 1위 자리를 내줬다. 호황기에나 통했던 갤빈의 무난한 리더십이 초래한 결과였다.

사소함에 대한 관심=반전의 기회는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사소한 곳에 깃들어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면도날을 갈아야 하는 불편함처럼 사소한 문제가 '킹 질레트'에게 일회용 면도기를 개발하게 했다.

위기의 시대에는 사소한 것을 관심있게 바라보고 활용할 줄 아는 CEO가 승리할 수 있다. 기존 관행과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보다 유연하게 사고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바닥을 두루 살피는 소통=위기상황일수록 현장에서는 돌발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현장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소통이 부족한 조직만큼 위한한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켄터 하버드대학 교수는 "CEO가 커뮤니케이션의 양과 질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용맹 정진의 초심=초심으로 일관하는 작은 마음가짐 하나가 불황을 극복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리더십의 대가 로버트 퀸 박사는 "위대한 리더는 위기를 맞이할 때마다 자신이 보유한 근본적인 리더십 상태를 점검한다"고 말한다.

이는 CEO들이 처음 자리를 맡았던 초심의 상태로 돌아가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정경진 기자 shiwal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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