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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장수 동부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장(이사)
지금 세계경제와 우리가 처해 있는 상황을 비교해 보려고 하니 떠오르는 것이 물레방앗간이다. 어느 날 물방앗간의 물레방아가 멈춰 선다. 경제를 돌리는 돈의 흐름이 막힌 것처럼 물레방아를 돌리던 물의 흐름이 끊긴 것이다. 사람들은 이제 물레방아를 버리고 다른 것을 찾아야 하는지 고민한다.
"아직 회복의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이 말이 현재 상태에서 경제를 진단할 때 가장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자동차 산업, 중국 수출산업 등 세계 어디를 둘러봐도 아직 시작도 못한 구조조정과 그 이후의 생산과 소비감소로 인한 경제의 고통을 예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더욱 암울한 예측을 하기도 한다. 기술적 분석가들은 미국 주가그래프 분석을 통해 1970년대의 주가수준에서 바닥을 찾아내어 향후 전망에 사용한다. 기술적 분석이 아니더라도 요즘 미국과 서유럽 일부 거시경제 지표들 중에는 과거 20년 이상을 거슬러 올라가야 비교가 되는 가장 나쁜 상황을 보여준다.
그러나 다시 과거의 금융 경제 역사가 일종의 반복이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의 원인과 결과에 대해 논란을 벌이기보다는 몇 가지 핵심이 되는 방향을 잡고 시장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
우선, 우리는 세계 경제가 호황과 불황의 사이클을 반복해 온 것을 알고 있다. 가장 절망적으로 보인 시기가 지나면 곧 햇볓이 들고 또 한동안 시간이 지나면 그 때 수준을 훨씬 지나 있었던 것이 거의 예외가 없는 경제의 역사이다. 따라서 이 사이클의 반복을 의심하지는 말자는 생각이다.
두 번째로는 지금의 상황을 공황이 아닌 불황으로 인식하고 싶다. 따라서 디플레이션보다는 불황에 따라 재정정책으로 돈이 풀리고 다시 언제가 인플레이션 걱정을 하게 되는 순환적 현상이 될 것으로 본다. 특히 세계경제의 버팀목이 되는 중국의 경우에는 ‘경기순환적’ 성격이 강하다. 다만 미국의 경우에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세 번째로는 그 동안 골디락스 시대의 특징인 국제경제의 공조화는 여전히 중요하다. 각국별로 경기와 경제성장률의 차이는 분명히 있지만 금융에서는 모두 깊숙이 연결되어 있는 편이다. 돈의 흐름이 끊긴 것은 특히 미국 금융기관에서 부풀려져 나오는 강한 흐름이 막힌 것과 같은 것이다.
이상과 같은 인식을 전제로 향후 투자를 위한 적정한 시기를 찾는다면 다시 돈이 풀리기 시작하는 상황이 확실해지는 때가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아직 장기 투자자 입장에서는 서두를 상황이 아니라고 보며, 적립식투자자에게는 지금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지금 경제 상황과 시장지표들은 개선되는 부분도 있지만 어려운 부분이 더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기 반등 국면인지 호전 추세로 전환 될 것인지를 아직 지켜봐야 한다. 가격의 속성과 현재의 높은 변동성에서 볼 때 의외로 강한 시장의 단기 반등이 올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추세가 급격히 전환될 것 같지는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희망을 갖고 물레방아가 빨리 다시 돌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편집국 edit@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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