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한국판 워룸, 과연 실용성은 있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09-01-08 17:59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된 후 ‘뒷북’ 행정
-지하 벙커에서 창의적 구상 힘들다 지적 ‘봇물’
-‘여론정책’이 아닌 ‘개혁정책’으로 나가야

청와대 지하벙커에 한국형 워룸인 비상경제상황실의 가동을 놓고 실용성 논란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지난해 9월 선제적 대응을 하지 못하고 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된 지금에야 부랴부랴 뒷북을 치느냐는 지적이다.

지난해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세계금융이 불안한 조짐을 보이자 영국 브라운 총리는 워룸체제를 전격 가동 선제적 대응에 나섰고, 미국 오바마 당선인도 부시 정부의 워룸 체제를 그대로 이어받아 신속대응을 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괜히 위기를 부채질 할 필요는 없다”며 방관했고, 그 결과 내년 상반기 마이너스 성장이 예고되는 등 경기침체에 직면한 상태다.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8일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위기 상황에 대해 분명히 인식했어야 했다”며 “워룸이 실질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선 이 대통령이 제대로 일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지하벙커에서 과연 ‘현장밀착형’ ‘창의적’ 대책 구상이 가능하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강하게 나오고 있다.

당장 민주당은 “워룸이 아니라 쇼룸”이라며 전시행정의 전형이라고 맹비난했다. 김진표 최고위원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민과 소통해야 한다”며 “차라리 청와대 지하실이 아니라 남대문 시장으로 가서 서민들을 만나라”고 비판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이광재 의원도 “지하벙커는 환기 등이 제대로 되지 않아 근무 환경 자체가 안 좋다”며 “벙커에 들어가 있으면 밖에 눈이 오는지 조차 모를 지경”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새로운 컨트롤 타워인 비상경제대책회의에 대한 쓴소리도 터져 나왔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등 시장의 신뢰를 상실한 현 경제팀에 대한 인적쇄신이 우선돼야 컨트롤타워로서 제 기능을 수행할 것이란 지적이다.

강성진 고려대 교수는 “경제대책회의가 열리지만, 인적구성을 보면 이전 내각에서의 회의와 유사하다”며 “현 경제팀은 시장의 신뢰를 상실했고, 리더십도 붕괴한 상태이기 때문에 새인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의의 인적구성도 문제가 됐다. 회의에는 기존 관료외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위원들이 참여하게 되는데 이들의 참여폭은 유동적이다. 다양한 의견 청취를 위해 회의마다 2∼4명이 참여할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그러나 경제위기 상황에서 중요한 건 의견청취보단 현정부의 정책기조를 제대로 이해하고 개혁을 완수할 수 있는 인사가 회의에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강 교수는 “회의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다고 다 되는 게 아니”라며 “여론정책을 주도하는 그룹이 아닌 개혁정책을 주도하는 그룹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