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미국 기업들의 부실채권이 급격히 증가해 벌처펀드의 투자기회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20일 <미 부실채권 시장의 동향과 벌처펀드의 부상>이란 보고서에서 미국 실물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은행들의 대출기준이 강화돼 기업들이 유동성 부족을 겪으면서 부실채권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07년말 현재 미 은행들의 90일 이상 연체여신은 저축대부조합 위기로 경기가 침체됐던 1990년대 초반 대비 2.5배로 늘어났다.
미 국채와의 스프레드가 10%p 이상인 부실채권의 일별거래건수도 지난해 초 2백~3백건 수준에서 올해 초 1천4백~1천5백건 수준으
로 급증했다.
회사채 부도율도 2007년 말을 기점으로 증가세로 전환돼 지난해 3분기말 미 회사채 부도율이 1.3%을 기록했다.
회사채 부도율은 미 경기침체 시기인 1990년대초 및 2000년대초 5%에 가까웠던 것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미국의 경기침체가
아직 시작단계에 있어 향후 급격히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부실자산을 저가로 매입해 구조조정 후 매각해 차익을 얻는 벌처펀드의 성장세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007년 이후 벌처펀드로의 자금유입은 이미 증가 추세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전체 사모펀드 시장은 축
소됐으나 벌처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수직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 2005년 전체 사모펀드 시장에서 3%의 비중에 불과했던 벌처펀드가 지난해 10월에는 9%로 크게 확대됐고, 올해 기업부문의 부
실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에 벌처펀드의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벌처펀드(Vulture fund)는 부실자산을 저가로 매입하여 구조조정을 통해 자산구조 개선 후 고가에 매각함으로써 차익을 얻는 사모펀
드의 일종이다.
산은경제연구소의 박용하 구미경제팀장은 "부실채권의 증가 및 가격 급락으로 벌처펀드의 투자기회가 크게 증가했다"며 다만 "안전
자산 선호현상에 따른 가격 폭락 가능성 및 금융기관의 디레버리징 진행은 투자의 제약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호 기자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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