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820여명에 달하는 임원 가운데 연구개발, 법무 등 전문 분야 일부만을 제외하고 약 70%에 대해 보직 순환을 단행했고, 해외조직은 젊고 현장성이 강한 인재로 교체했다.
이번 개편에서는 그룹 사장단 인사를 통해 알려진 사업부문 이원화가 윤곽을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기존 6개 총괄 체제를 DMC(완성부품) 부문과 DS(부품) 부문으로 이원화 했다. 이렇게 나뉜 양 부문은 삼성전자라는 같은 이름을 쓰고있지만 실무적으로는 독립적인 경영을 맡게 된다.
경영지원 총괄과 기술 총괄을 해체하고 본사는 기업관리, 기업설명(IR), 자금, 경리, 홍보 등 5개 팀만 남게 됐다.
감사팀의 경우 사후진단 중심에서 벗어나 경제연구소의 미래전략그룹과 협력해 사전 컨설팅, 리스크 진단 및 예방에 중점을 두는 쪽으로 전환키로 했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삼성전자 이인용 부사장은 "기존의 6개 총괄체제는 부문별 과다 경쟁과 인사적체, 신성장동력 개발 미진 등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며 "이번 개편으로 부문별로 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으며, 기존의 문제점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기존에는 현장에서의 사업계획이 본사로 전달돼 이를 다시 결재해야하는 등 사업 결정 및 시행까지 많은 단계를 거쳐야 했다면, 이번 개편과 현장 중심의 인력 투입으로 '스피디'한 사업 이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본사 중심의 '관리' 경영에서 현장과 스피드 중심의 '효율' 경영으로 변모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도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글로벌 거래처와의 관계가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휴대전화 사업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노키아에 반도체와 LCD 등 주요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부품 부문에서는 주요 고객인 노키아가 완성제품 부문에서는 경쟁자가 되는 셈이다. 소니 역시 LCD 분야에서는 협력사이자 고객이지만 TV사업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 부사장은 "이러한 경쟁관계와 고객관계가 혼재하면서 일부 글로벌 고객사와 커뮤니케이션에 부담이 있었다"며 "양 부문이 독립적인 경영을 펼치면서 대형 거래선과의 신뢰구축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800명에 달하는 임원 가운데 10% 이상을 감원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부 주요 직책의 직급을 기존에 비해 한단계 낮춤으로써 직급보다 능력에 우선한 인사를 단행하는 한편, 조직 '슬림화' 역시 성과를 거뒀다.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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