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두바이 인공섬 팜 주메이라의 부동산 가격이 지난 9월 이후 100% 이상 감소했다. |
세계 금융위기와 함께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로 세계의 이목을 끌었던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의 두바이가 휘청거리고 있다. 수년간 지속적인 호황을 누리던 팜 주메이라 부동산 가격의 폭락으로 두바이에서도 침체의 타격이 본격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두바이 개발의 상징인 인공섬 팜 주메이라의 부동산 가격이 지난 9월 이후 50% 이상 폭락했다.
두바이 부동산 브로커들에 따르면 두바이 국영 부동산 개발회사인 나크힐이 만든 팜 주메이라에서 분양하는 침실 4개짜리 빌라 가격이 650만 디르함(약 24억원)으로 지난 9월의 1400만 디르함에서 크게 떨어졌다.
이들은 "금융권 신용경색 때문에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자 중도금 납입을 포기하며 집을 싼 값에 내놓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어 팜 주메이라에는 특가품을 찾아다니는 알뜰 살림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6개월 전만해도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3000만 디르함을 상회하던 팜 주메이라의 호화 빌라 가격도 최근 1500 디르함까지 떨어졌다.
부동산 브로커들은 "매입자들이 부동산을 싼 가격에 이용함에 따라 지난 1월 팜 주메이라의 매매는 활발히 이뤄져 현저히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두바이 프라퍼티파이낸스링크닷컴의 모기지 고문인 잭 체코브스키는 "팜 주메이라의 부동산 시장은 점차 줄어드는 주택 매입자들로 인해 두바이의 전반적인 발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체코브스키는 "팜 주메이라 주택을 지속적으로 매입하려는 사람들은 지금 당장 자금을 조달 받기 힘든 상황"이라며 "은행들이 주택 매입자에게 더 많은 계약금을 요구하고 금리를 인상하는 등 대출 조건도 까다롭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부동산 구입 시 모기지를 얻기가 무척 힘들어졌다"면서 "모기지를 미리 확보했거나 아니면 전액 현금으로 결제가 가능한 경우만 부동산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은행들의 이자율 인상으로 모기지론 비용은 점점 커지고 있는데 부동산 가격은 폭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팜 주메이라의 많은 잠재적인 매입자들의 발길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체코브스키는 "수년간 부동산 붐을 누려오던 두바이는 부동산 시장 붕괴 문제에 직면한 적이 없기 때문에 가까운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힘들다"며 "이에 대응하는 정책을 검토하는 것은 은행들의 몫"이라고 주장했다.
야자수 모양으로 개발한 3개 인공섬 가운데 가장 큰 팜 주메이라에는 당초 100만명 이상이 살도록 한다는 것이 두바이 당국의 목표였다.
팜 주메이라 내 호화 빌라는 2001년 분양 초기 한 채에 280만 디르함의 가격을 시작으로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 등 세계적 유명인사들에게 순식간에 모두 팔렸다.
정은선 기자 stop1020@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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