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향후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에 있어 속도 조절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이 총재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서 "기준금리가 지난 10월을 시작으로 5.25%에서 2.0%로 단기간 내에 3.25%포인트 인하됐다"면서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큰 폭으로 조정됐기 때문에 금융시장이 통화정책에 어떻게 반응을 보일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금리조정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지만 속도를 봐가면서 검토를 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세계적으로 모두 금리를 인하하는 추세지만 각국이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정도를 고려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원래 금융이 잘 돌아갈 때는 금리조절이 중시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다른 양적인 수단도 쓴다"면서 "최근 증권회사에 환매조건부(RP) 방식으로 자금을 공급하거나 국채 단순매입에 나서는 것은 단순한 금리정책과는 다른 통화정책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중앙은행이 통상적이지 않은 정책수단을 동원할 필요성이 커졌다"며 "관련 제도를 개선 보완해야겠다는 것은 전 세계적 과제"라며 한은법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제기되고 있는 '유동성 함정' 우려에 대해서는 "우리 경제와 금리 등을 감안했을 때 아직 걱정할 시기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연간 성장률 전망과 경기회복 시점 전망에 대해 이 총재는 "성장률 전망을 정부의 목표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고 "현재 악화된 경제상황이 한국 경제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면이 있어 회복시점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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