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스타힐스

은행권, '민간 캠코' 설립 정부에 제안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09-02-19 10:09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부실채권 정리를 위한 은행들의 '배드뱅크' 설립안을 정부에 제안했다.

19일 금융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금융연수원서 열린 합동 워크숍에서 일부 행장들이 부실 채권 인수를 위한 민간 '배드뱅크'를 만들겠다는 의견을 금융위원회에 제시했다.

경기 침체로 발생할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출자한 민간 중심의 제 2의 자산관리공사(캠코)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캠코는 1997년 11월 부실채권 정리를 전담하는 국내 유일한 배드뱅크로 재탄생, 금융기관들의 부실채권을 매입해 오고 있다. 최근에도 금융기관이 보유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채권을 매입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배드뱅크 설립에는 별도의 재원없이 보유 채권을 현물 출자하거나 자본확충펀드를 활용해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 은행 고위관계자는 "올해 경기 부진이 심화화면 부실채권이 더 늘어나 현재 캠코의 여력으로는 정리하기 어렵다"며 "개별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배드뱅크를 만들자는 제안이 나와 민간 중심의 통합 기관을 만드는 것이 어떠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배드뱅크를 설립하자는 것은 올해 경기가 부진해 부실채권이 급증, 이를 정리하는 역할이 부각된 데다 부실채권 헐값 매각 논란을 없애기 위함으로 보인다. 또 배드뱅크를 추가로 설립해 캠코와 경쟁 구도를 만들기 위함이다.

국내 은행이 보유한 고정이하(3개월 이상 연체) 여신인 부실채권 잔액은 작년 12월 말 14조3000억 원으로 1년 전 7조7000억 원의 배로 뛰었다.

캠코 역시 지난 1월 정무위원회 업무보고 자료를 통해 "올해 금융위기가 심화돼 부실채권이 급증해 금융시스템이 붕괴되는 상황이 벌어지면 별도 기금을 설치해 부실채권을 인수하는 방안을 정부 당국과 협의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위는 그러나 정부 산하 기관인 캠코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추가 배드뱅크를 설립할 필요성이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더구나 '배드뱅크'라는 용어 자체가 국내 은행들이 부실하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만큼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부실채권 인수 기구의 설립 여부는 은행들이 스스로 판단할 문제"라며 "은행이 보유한 기업 부실채권의 가격 산정 방식에 대해 은행 간 이해관계도 엇갈릴 수 있어 설립 자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