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제약사 인력 빼가지..."도덕성에 문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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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2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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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진출한 다국적 제약기업들이 국내 제약사들의 경력직 사원들을 스카우트하는 방식으로 필요한 인력들을 수급하고 있어 국내사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더구나 국내에 진출해 있는 다국적 제약사는 약 40여개사에 달하지만, 의약품 생산공장을 보유한 곳은 기껏해야 3곳에 불과한 상태에서 국내 제약사의 인력마저 빼가는 행태를 띄고 있어 도덕성에서 지탄을 받고 있다.

한국제약협회가 일부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다국적 제약사들이 국내 제약사에서 경력직 사원들을 스카우트 한 인원은 235명에 달했다.

연도별로 보면 2006년 65명, 2007년 83명, 그리고 지난해는 87명으로 스카우트 인력은 해마나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더구나 이 인원은 한국제약협회가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나타난 인원이며, 응답에 참여하지 않은 업체들까지 합하면 실제 이동인력은 300명이 넘을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특히 한국노바티스, MSD, 애보트, 사노피아벤티스 등은 최근 3년간 국내 제약사들로부터 17명∼34명의 인력을 스카우트 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국적 제약사들이 국내 업체들로부터 스카우트하는 인력들은 대부분이 2∼3년차의 영업직 경력사원들이다.

2~3년차 경력직원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1인당 최소 2억여원 이상의 비용이 투입되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과 노하우가 전수돼야 한다.

이행명 명인제약 대표는 “국내 제약사들이 영업직 사원을 새로 뽑아서 교육시키려면 연간 보통 7000∼8000만원 정도가 소요된다”며 “투자란 생각으로 신입직원을 교육시켜 놓으면 외국계 제약사들이 더 좋은 조건(연봉)으로 직원들을 빼가고 있어 국내 제약사들이 인력관리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제약협회 관계자도 “다국적 제약사들은 비용이 들더라도 영업•마케팅 분야의 신입사원을 채용해 이들을 훈련시켜 활용하는 것이 현지화의 기본적인 기업윤리임에도 불구하고, 교육이나 관리부서도 없이 영업만 하는 회사들도 있어 이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한국제약협회는 다국적제약사들의 단체인 한국다국적의약품산업협회에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이와 관련 어준선 한국제약협회장은 “외국계 제약사들이 앞으로도 이 같은 행태를 계속 띄면 이 문제를 사회적인 이슈로 공론화시켜 강력히 대처해 나가겠다”며 엄중히 경고했다.

이에대해 김인범 다국적의약품산업협회(KRPIA) 상무는 “협회에서 나설 사안인지, 회원사들의 개별적인 문제로 봐야 할 문제인 지 내부 논의중”이라며 어정쩡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또 “이 같은 일을 도덕적인 문제로 바로 확대 해석하기에 앞서 현재 국내 제약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인력이동 상황도 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반박했다. 

박재붕 기자 pjb@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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