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증가율 '제로'…가계 '디폴트' 우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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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4-01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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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마이너스 증가율 예상, 세테크·빚테크로 군살 빼야

소득과 자산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부채는 갈수록 늘어나면서 서민 가계가 파산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민들의 체감 경기가 기업 경기에 후행하기 때문에 연말까지는 가계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세테크 및 빚테크를 통해 최대한 지출을 줄이는 군살 빼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소득은 줄고, 부채는 늘고 =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근로소득 증가율은 5.0%로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근로소득 증가율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4.3%까지 떨어졌다가 1999년 5.1%, 2000년 8.9%, 2001년 9.8%, 2002년 10.0%로 오름세를 보였다.

이후 2003년 9.0%, 2004년 8.3%, 2005년 7.3%, 2006년 6.0% 등으로 하락하다가 지난해 5%대로 추락했다.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7%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근로소득 증가율은 사실상 '제로'를 기록한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금융위기 여파로 임금 인상폭이 제한된데다 고용 여건까지 악화되면서 소득 증가율이 크게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개인들의 금융자산 가치도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개인 금융자산 총 가치는 1677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5조4000억원 급감했다. 개인 금융자산 가치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2년 이후 처음이다.

소득 감소 및 자산가치 하락으로 대출 수요가 늘면서 지난해 말 기준 국민 일인당 금융부채는 전년보다 117만원 늘어난 1650만원을 기록했다.

노형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가계는 부동산 등 현물 자산과 예금 등 현금성 자산 비중이 높다"며 "경기침체로 실물 자산 가치가 떨어지니 가계의 부채 상환 능력도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연구위원은 "가계가 부실화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대출 거치기간을 늘리고 금리 가격을 조정하는 등의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올 상반기는 가계의 어려움이 극에 달하는 시점이 될 것"이라며 "기업 경기가 살아나야 가계도 살아나는데 솔직히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 가계 '군살빼기' 돌입해야 = 전문가들은 올해 근로소득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관석 신한은행 재테크 팀장은 "기업들이 임금 삭감 및 반납에 나서면서 올해 소득 증가율은 제로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며 "서민들 입장에서는 위기를 해소할 마땅한 수단이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 팀장은 "이럴 때 일수록 세테크와 빚테크에 관심을 기울이며 지출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우선 세금 우대를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을 골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금융권의 세제 혜택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시중금리가 1~2% 하락하는 것 정도는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금기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예금을 깨서 고금리를 물고 있는 부채를 정리하는 빚데크도 중요하다.

이 팀장은 "생활이 어려워질수록 부채에 대한 부담이 커지기 마련"이라며 "가계 부채에 대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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