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초강기업으로> 현대ㆍ기아차 “호기는 맞지만 자만해선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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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4-08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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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경영 체제에도 현대ㆍ기아차는 ‘정중동’

“미 정부가 (빅3에게) 파산 대신 구조조정을 위한 시간을 주기로 결정된다면 현대ㆍ기아차에게 호재다. 27년 만에 최악인 미 자동차 수요는 GM과 크라이슬러에게 치명적인 반면 현대ㆍ기아차의 약진은 지속될 전망이다”

현대ㆍ기아차그룹에 정통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혼미해진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제품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현대ㆍ기아차에게 호기가 찾아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정부의 차 산업 지원과 미국 시장 판매량 증가와 원화가치 하락 등 여러 호재가 잇따르고 있지만 현대ㆍ기아차는 ‘정중동’의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아직 시계제로인 상황에서 가시적 성과도 없기 때문에 섣불리 움직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대신 올 초 선포한 비상경영체제대로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임금을 동결하는 등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로드맵을 차근차근 실천해 가고 있다. 다만 미래를 위한 투자와 기술개발은 필수요소인 만큼 적극적인 경영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를 글로벌 초일류기업 도약의 디딤돌로 활용하겠다는 생각이다. 

지난해 말 불황 극복을 위해 관리직 임금 동결을 선언한 데 이어 올 초 그룹 임원들이 급여 10%를 자진 삭감했고, 경상예산도 20% 이상 절감키로 했다. 또 판매중심 조직체계를 구축하고 친환경차 개발 등 기술개발(R&D)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비용절감을 위해서는 △해외출장 시 단거리 노선 이코노미석 의무 사용 △업무용 차량 대폭 축소 및 배차기준 강화 △업무시간 중 셔틀버스 운행 중지 △에너지비용 20% 이상 절감 △연월차 50% 이상 의무사용 등 다양한 세부지침도 마련했다.
 
지난 2월에는 글로벌 마케팅 역량 강화를 위해 국내외를 포괄하는 글로벌영업본부를 신설하고 마케팅사업부와 영업기획사업부를 각각 신설 및 확대했다.
 
반면 분기별 운용 전략을 세울 만큼 경영환경이 불안하지만 ‘미래 경쟁력 확보와 성장을 위한 준비’ 차원에서 투자를 늦출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인력과 기술개발 등 주요 부문에 대한 투자는 지속키로 했다.

◇기술개발 3조·시설 6조 투자, ‘글로벌 현대’ 발판
 
투자 규모도 지난해 수준인 약 9조원에 달한다. 친환경차 개발을 비롯한 R&D부문에 3조원을, 시설부문에 6조원을 투입한다.

R&D부문은 경기 회복기에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연비 차량과 친환경차 개발에 집중된다. 국내 최초의 친환경시대를 열게 될 현대차 아반떼 하이브리드카는 7월 출시를 앞두고 있을 정도다.

내년에는 쏘나타급으로 확대해 미국 수출을 포함 연간 3만대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2012년에는 연료전지차를 상용화한다. 친환경차로 인한 고용효과가 2010년 2200여명에 생산유발효과가 4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년 4월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현대제철 일관제철소도 지난 27일 기준 종합 공정률 64%를 기록하며 제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올해에는 총 투자금액 5조8400억원 중 2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가동단계에서는 약 5000명의 직접 고용 효과에 연관산업만 약 7만8000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기대된다.

2011년 일관제철소가 최종 완공되면 현대ㆍ기아차그룹은 철강소재산업완성차생산-폐차처리-고철재활용에 이르는 ‘자원순환형 사업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또 자동차·조선·기계·가전 등 국가 핵심 산업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경제 위기에도 지난해 수준의 투자와 고용창출 계획을 내놓은 것은 위기일수록 미래를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라며 “글로벌 현대ㆍ기아차의 초석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자신했다.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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