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인천으로 갑니다. 왜냐구요? 일감이 많기 때문이죠."
'기회의 땅' 인천으로 가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 보통 서울에 본사를 둔 건설사들의 지방이전은 비용절감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지만 인천은 경우가 다르다. 쏟아지는 일감을 확보하고 지방기업에 대한 혜택을 받기 위한 전략적인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서울에서 거리가 그리 멀지 않은 것과 비용도 서울에 비해 덜 들어가는 것도 한 이유다.
2014년 아시안게임 개최를 앞두고 있는 인천은 각종 개발사업과 정부의 토목물량이 넘쳐나고 있다. 2014년까지 인천에서 발주 예정인 공사는 도시개발사업 47건, 도시재정비 152건, 사회간접자본(SOC) 54건 등 349건에 사업비만 12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기회의 땅인 셈이다.
가장 먼저 이전을 확정지은 곳은 시공능력 순위 25위인 벽산건설. 벽산건설은 최근 열린 주총에서 이전을 결정, 인천 남동구 구월동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지금은 일부 사업부서만 옮긴 상태이지만 2~3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이전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벽산건설은 인천 이전을 위해 2년 전부터 준비해왔다. 지난해 3월에는 여자 핸드볼팀을 인수, 재창단하면서 인천 기업으로의 완벽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인천 지역에서의 수주여건이 서울 보다 좋으면서 국제도시라는 점이 기업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 이전을 결정하게 됐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김해근 상무는 "인천으로의 본사 이전을 계기로 지금까지 건설위주에서 벗어나 신재생 에너지 사업과 최첨단 지식기반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시청 앞에 지사를 개설한 포스코건설 역시 인천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미국 게일사와 공동 개발하고 있는 송도국제업무지구내에 국내외 기업을 적극 유치하기 위해 본사 기능을 현지로 옮길 계획이다.
지상 20층 규모 쌍둥이 사옥빌딩이 완공되면 한 동을 사옥으로 사용한다는 계획. 포스코건설의 법적인 본사는 포항에 있지만 실질적인 본사 기능은 서울 사무소에서 수행하고 있다.
LIG 건영도 송도 부지에 쌍둥이 빌딩을 건설, 계열사와 함께 본사를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건설사의 인천 이전이 늘면서 시장 수성을 위한 기존 지역 건설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한양, 진흥기업, 일성건설, 삼환까뮤 등이 대표적. 이들 건설사들은 그동안 실질적인 본사 기능은 서울에서 수행해왔다. 무늬만 인천기업인 셈. 하지만 실질적인 본사 기능을 이전해달라는 요구가 나오면서 사업부서를 옮겨오거나 아예 본사 기능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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