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크라이슬러 파산 현실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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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4-01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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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파산' 가닥…"광범위한 충격 부를 것"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의 파산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미국 자동차 '빅2'의 생존을 위해 '퍼주기'로 일관하던 미 정부는 추가 지원을 거부한 채 등을 돌렸다. 강도 높은 자구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파산도 불사하겠다는 게 미 정부의 입장이다.

하지만 자동차산업이 미국 제조업의 중추를 이루고 있는 만큼 빅2의 파산은 상당한 후폭풍을 몰고 올 전망이다.

◇오바마, "파산이 최선" =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도 GM과 크라이슬러의 생존을 위한 최선책은 파산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31일(현지시간)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오바마 대통령이 GM을 파산시키는 것이 GM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최선의 방안이라고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는 또 크라이슬러가 피아트와의 합병에 실패하는 경우 파산시킨 뒤 분리매각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의회에서도 빅2의 파산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GM과 크라이슬러는 각각 60일, 30일 내에 새로운 구조조정안을 제출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파산을 면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미 정부의 요구 수위가 높아진 데다 상황을 반전시킬 묘책이 마땅치 않아 파산을 점치는 목소리가 높다.

오바마에 의해 해임된 릭 왜고너에 이어 GM 최고경영자(CEO)에 내정된 프리츠 헨더슨도 전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행정부가 요구하는 구조조정 강도가 커져 파산보호 신청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측통들은 GM이 우량 부문만 떼어 내 독립법인화하고 불량 부문은 파산 처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크라이슬러도 파산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크라이슬러와 피아트의 합병은 채권단의 양해를 구해 부채를 줄이는 게 관건이지만 채권단은 파산을 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크라이슬러는 피아트와 합병하더라도 90억 달러에 달하는 보증 사채를 상환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채권단이 회사정리 과정에서 크라이슬러의 자산을 선점하려 한다는 것이다.

◇"역효과도 상당…후폭풍 부를 것" = GM과 크라이슬러의 파산은 상당한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CNN머니는 이날 빅2의 파산이 소비자는 물론 노조와 딜러, 부품업체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충격을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선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진다. 미 정부가 양사의 자동차에 대해 보증을 해주기로 했지만 신차 외에 중고차는 해당되지 않는다. 또 자동차 생산량이 줄어 가격도 크게 오를 전망이다.

경쟁구도가 달라지는 만큼 자동차업체들이 앞다퉈 제공하던 인센티브도 줄어든다. 제스 톱랙 에드문드닷컴 애널리스트는 GM과 크라이슬러가 파산하면 1~2년 내에 자동차 한대당 평균 3169 달러 수준인 인센티브가 1000 달러로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사 문제도 걸림돌이다. 양사가 파산하면 전미자동차노조(UAW) 등과 새로운 계약을 맺어야 하지만 절차가 만만치 않다. 지난 2005년 파산보호를 신청했던 미 자동차 부품업체 델파이의 경우 노조와 새로운 계약을 맺는 데 21개월이나 걸렸다.

자동차 판매망을 정리하는 데도 비용이 많이 든다. GM은 지난 2004년 올즈모빌(Oldsmobile)의 생산을 중단하는 데 10억 달러를 들였다. 대부분은 딜러들과의 계약을 파기하는 데 쓰였다.

더 큰 문제는 딜러를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이다. 딜러들은 GM의 금융자회사인 GMAC와 같은 금융기관을 통해 판매할 차량 구매 비용을 지원받았지만 모기업이 파산하면 지원이 끊긴다. 부담은 결국 미 정부가 지는 수밖에 없다. 미 정부는 이미 GM과 크라이슬러의 금융 자회사에 각각 60억 달러, 15억 달러를 지원했다.

부품업체들은 줄도산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GM과 크라이슬러가 보유한 부품 납품업체들의 채무는 각각 220억 달러, 70억 달러에 달한다. 빅2가 파산하면 법원이 선정한 주요 업체만 채권을 회수할 수 있다.

투자자들도 채권 회수에 애를 먹고 있다. GM의 무보증 사채 규모는 270억 달러에 이르고 크라이슬러가 발행한 무보증 사채도 90억 달러나 된다. 양사는 투자자들과 이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지만 진전이 없는 상태다. 양사가 파산하는 경우 채권자들이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자산 유동화 과정에서 나오는 수익이 전부다.

CNN머니는 이밖에 GM과 크라이슬러가 파산절차를 밟더라도 세금 투입 규모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사는 최근 낸 구조조정안에서 216억 달러의 지원을 요구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GM의 신속한 회생을 위해서는 450억 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크라이슬러는 향후 24~30개월 동안 공장 폐쇄 등에 240억 달러가 들 것으로 예측했다. CNN머니는 그러나 미 정부가 향후 3년간 1100억 달러의 세수 감소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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