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이 점심 때 매주 세번이나 빵에 발라 먹는 땅콩버터에서 목숨까지 앗아가는 살모넬라가 나오다니… 식품의약국(FDA)을 완전 재검토 하겠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살모넬라 식중독으로 650명 이상이 치료를 받고 최소 8명이 사망한 최악의 식품사고 후 FDA 전면 개편을 선언했다.
그동안 FDA는 식품안전보다는 의약품안전에만 치중해왔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것.
미국 국민들은 오바마의 식품 안전 정책 개선 의지를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다. 비영리 단체 등도 이번 기회를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며 즉각 추진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2003년 미국 부시 정부는 FDA 행정 전반에 걸친 규제 철폐 정책을 펼쳤다. 당시 검사 인력과 검사 인력을 30% 이상 줄였다. 또 식품보다는 의약품관련 업무에 치중하게끔 했다.
이런 정책이 대형 식품 사고를 키웠다는 지적이 대다수 국민들로부터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국은 식품의약국 개편 모델로 이웃나라 '캐나다'를 지목했다. 캐나다는 덴마크, 프랑스, 스웨덴 등과 함께 식품 행정 일원화 체계를 갖춘 나라다.
캐나다의 농업식품부는 농산물부터 가공, 유통 등에 대한 식품 관리 업무를 총괄한다. 이 시스템 덕분에 어느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신속한 역추적과 시정이 가능하다.
실질적으로 식품안전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식품검사청(CFIA: Canadian Food Inspection Agency)도 농식품부에 속해있다.
보건부에 속한 식품안전관리청 BFSA(Bureau of Food Safety Assessment)는 CFIA의 업무 적정성을 평가하고 감독하는 역할을 한다. 식품안전관리체계의 견제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것.
캐나다 정부는 공중보건 및 식품안전을 위한 ‘food and drug Act’를 제·개정했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식품안전관리청청은 건강과 식품 안전 검사 기관으로 나눴다.
건강을 담당 기관에서는 식품 안전과 영양 정책, 위해 평가 등을 수행한다. 식인성과 수인성질병, 장질환 감시 책임, 수의약품, 살충제 관리 등을 도맡는다.
이외에도 CFIA가 하고 있는 식품안전관리 업무에 대한 효율성을 평가하고 감독한다.
식품 안전 검사 기관에 해당하는 CFIA는 모든 식품 검사와 동식물 검사·검역, 식품안전관리, 식중독 조사, 회수 등을 집행한다. CFIA 청장은 식품안전검사 활동을 농식품부장관에서 보고하도록 돼 있다. 농식품부장관은 다시 의회에 보고해야 한다.
정명섭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식의약산업단장은 “우리나라는 8개 부처로 다원화 돼 업무의 효율성이 저하되고 식품안전 사고가 발생할 때 신속하고 능동적인 대처가 불능하다”며 “캐나다 등 일부 선진국들이 이를 방지하기 위해 식품 행정 일원화 체계를 갖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은진 기자 happyny77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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